2011.11.03 17:44
아래 대마관련 포스팅에서 (타인에게 피해가 안가는 한) 개인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하건 그걸 국가가 규제하는건 위헌이 아니냐라는 내용의 덧글이 있었습니다.
몇년전 유럽출장을 갔을때 저녁에 할일이 없어 TV를 뒤적이다가 영어가 나오는 뉴스방송을 발견하고 틀어놓고 있었는데..
거기서 (라이더의 입장에서) 흥미로운 뉴스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헬멧 착용이 연방차원의 의무가 아니랍니다.
헬멧 착용을 의무화 한것은 20여개주이고, 절반 넘는 주가 바이크를 탈때 헬멧 착용을 의무화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더군요.
거기서 헬멧 착용을 의무화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헬멧 착용을 안해서 사고가 났을때 죽거나 크게 다치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겠지만, (살아남을 경우) 그 사람을 돌보는건 사회에 부담이 되므로 헬멧 착용을 의무화 해야 한다' 라는 말을 하더군요.
사실 헬멧 안쓰고 달린다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진 않죠. 안쓴다고 사고날 확률이 올라갈것 같지도 않고요. (이건 다른데서 주워들은 것인데, 미국은 주에 따라 헬멧착용은 의무화가 아니지만 눈보호경(Eyeware)는 대부분 의무착용이라고 합니다. 눈에 뭐가 들어갈 경우 사고날 확률 높아지니까요. 그래서 우리가 TV나 영화에서 보는 라이더들이 헬멧은 안쓰지만 선글라스는 끼는게 간지가 아니라 법때문이라고... 대표적인 예로 레니게이드나 고스트 라이더..)
자동차의 경우에도 요즘 앞좌석 안전띠는 의무화이고 고속도로의 경우 뒷좌석 안전띠까지 의무가 되었습니다.
안전띠 안멘다고 사고날 확률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사고가 나도 내가 죽거나 더 다치지 남이 더 다칠 일은 아니죠.
그럼에도 국가는 규제를 합니다.
그런것에 비하면 음주나 흡연은 차라리 관대합니다. 남을 다치게 하는 음주운전은 규제해도 성인의 음주 자체는 규제를 하지 않죠. 술을 마셔서 니 간이 망가지건 말건 남에게 피해만 안주면 국가는 간섭 안합니다. 흡연도 마찬가지...
흡연의 경우 건강이 확실히 안 좋아지기 때문에 담배에 건강부담금인가를 물리고 있는데 술도 그런지는 확실히 모르겠군요. 술이나 담배를 해도 니가 니 몸 망가트리는건 자유일지 몰라도 그때문에 사회에 부담을 주니까 돈을 내라는 소립니다.
대마가 건강에 안 좋은지 좋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 분은 대마도 치료목적으로 사용이 허가되니 담배보다 나은 것 아니냐고 하시던데, 몰핀도 치료목적으로 쓰입니다. 의학적 목적으로 쓰이는 것들중에 장기 상용하면 안좋거나 몸을 망가트리는 것들도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담배보다 중독성도 낮고, 다른 종류의 마약과 달리 기분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하니까 흥분해서 폭력적이 되거나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도 낮답니다. 그러니 다른 위법사항이 없는한 내가 담배를 피건 대마를 피건 국가가 무슨 상관이냐고 말한다면... 저는 대마를 피는 사람도 분명 피우지 않는 사람들에게 사회적인 부담을 줄것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굳이 신체발부 수지부모 같은 케케묵은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사람이 사회안에서 사는한 정말 남에게 피해 안끼치고 내 몸 망가트릴 자유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하지 않을지요.
2011.11.03 18:19
2011.11.03 18:21
2011.11.03 18:41
이미 읽으셨는지 모르지만, 한겨레에 연재됐던 금태섭 변호사 칼럼에서 이 주제를 다룬 적이 있죠.
내용도 재미있지만 괜히 더 재미있게 느꼈던 부분 :
범죄를 ‘남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로 보고 스스로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은 질병일 뿐 범죄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상당히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는 생각이다. 학생들이 교수에게 ‘도박이나 마약 복용을 왜 처벌하느냐’고 묻는 장면은 법과대학이나 로스쿨에서 흔히 볼 수 있다(이 문제의 답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교수들은 대개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는’ 고전적인 트릭으로 위기를 빠져나간다. 학생이 도박을 왜 처벌하느냐고 물으면 “그럼, 마약사범은 왜 처벌하느냐”고 답하고, 반대로 스스로 마약을 투약한 사람에게 형벌을 가하는 이유를 물으면 도박죄의 처벌 근거를 되묻는 식이다. 미국 로스쿨에서도 똑같은 광경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 혼자 웃은 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