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건 사진을 올려야 하는 게 맞지만 현재 남아 있는 음식이 몰골이라 차마 올릴 수가 없네요.

'와일드 파이어''라고 피자, 스파게티, 닭고기 요리가 메인인, 한마디로 패밀리 레스토랑인 음식점이 있습니다. 지난 주 토요일에 남편 회사에서 일종의 단합대회로 부서 직원 하이킹을 하고 그 식당을 빌려 저녁을 먹었어요. 그런데 어찌나 푸짐하게 음식을 주문했는지 한 테이블당 샐러드, 양파+오징어 튀김, 마늘빵, 스파게티 2종류, 피자 3종류, 립, 치킨, 디저트에 술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거예요. 게다가 양도 전부 수북수북. 애피타이저만 먹고도 다들 배가 불러서 메인에 눈이 동그래졌다가 결국 다 싸 오기로 했죠. 그런데 어찌하다 그 음식들이 대부분 우리집에 왔어요. 피자가 2판, 스파게티 2종류, 치킨 한가득. 이를 어쩌나 고민하다가 치킨을 보니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여름 내내 찜닭이랑 닭도리탕을 그렇게 먹고 싶었는데 마침 닭이 생겼으니 한 번 만들어 봐?' 여기서는 닭을 목까지 같이 파는 팔거나 우리 나라처럼 절단해 팔지 않더라구요. 여름에 삼계탕 한 번 해 먹으려고 냄새가 덜 난다는 프랑스 냉동닭을 샀다가 껍질에 털이 그대로 붙어 있는 걸 보고 식겁하고 그 껍질 벗긴다고 생고생 한 이후론 닭요리에는 손대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이미 바베큐 소스만 살짝 더해진 구은 닭을 보니 막 동하는 겁니다.

  급히 야채 있는대로 다 꺼내서 숭덩숭덩 썰어넣고 당면 불려서(사실 이게 먹고 싶었거든요) 안동찜닭 소스 만들어 넣고 끓이는데 냄샌는 참 묘하더군요. 솔직히 실패하면 나 혼자 며칠 동안 야채랑 당면만 눈 딱 감고 먹을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괜찮더라구요. 바베큐 소스 닭과 동양 소스 국물 및 야채의 조합. 남편은 닭이 퍽퍽하다고 하는데 그건 아마 오래 냉동된 닭을 쓴 탓인 것 같아요.  아직 꽤 남았지만 조만간 제가 다 먹어치울 것 같아요. 남은 당면으로는 라볶이나 매운 당면 요리를 만들어 먹을까 하네요.

 

  그동안 환율 좋았던 시절 다 보내고 이제 와서 송금을 해 보겠다고 아침에 1시간 동안 컴퓨터에 매달려 있었네요. HSBC에서 한국으로 송금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은 은행에서 한도 설정을 남편이 하지 않았던 덕에 못했고, 이제 한도  설정이 되니(그 사이 환율 좋은 시기 다 갔죠) 오늘은 보안 카드에서 비밀번호를 받으려면 먼저 Beneficiary account number를 찍으라는 거예요. 바보같이, 일단 찾아보면 될 걸, 저는 이게 뭔가 싶어 눈에 보이는 번호들 다 찍다 보니 결국 어느 순간부터 거래 정지. 은행으로 직접 오던가 전화하라는 메시지만 뜹니다. 나중에 그게 받는 사람 계좌 번호라는 걸 알게 되어 다시 쳐 봐도 이미 늦었더라구요. 제 계좌가 아니니 제가 가도 소용없을 것 같고, 영어가 짧아 전화는 더 엄두도 못 내겠고, 남편은 이번 주에 너무 바빠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을 지경이라 한 상태에 좀 물어 보고 싶어 전화한 사람마다 다 통화가 안 되니 점점 더 미칠 것 같은 기분만 들더라구요. 결국 남편이랑 통화하니 토요일에 은행가겠다고 하는데, 전화 끊고 나서 펑펑 울었네요. 송금 한 번 하기 너무 어려워요. 기간을 충분히 여유있게 잡아 그나마 다행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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