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15 00:49
어릴적 국내 락밴드 공연 따라다니면서 느꼈던 아쉬움 중에 하나가, 카피곡하면 무지 신나는데 자작곡만 나오면 참, 기분이 암담해지더라구요. 나름 그 바닥에서 인지도 있는 밴드들이었는데도.
당대 외국 사조를 지나치게 따라했다거나 하는 건 차치하더라도, 사운드나 자의식이 머랄까 그 밴드가 가지는 그릇에 비해 과잉되있는 경우가 태반이었구요.
주변 지인들 중에 밴드음악을 하다가 포기한 케이스들도 물론 그 실력에 비해 장르자체가 워낙 울나라에서는 비주류다보니 어쩔수없이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주된 이유였겠지만, 활동할때
그 죽여주는 연주력에도 불구하고 자작곡만 들으면 이걸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말하면 상처일꺼 같고.
그 시절 순전히 학교공연에서만 완전 취미로만 모여서 합주하고는 했던 친구들이 이제는 직장인이 되어 사실 가장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고 술자리에서 흥분해서 담소를 나누었던
쇼는 물론 탑밴드였지만, 화제가 되었던 밴드들도 그 출중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자질이 없다면 사라져 갈 수많은 밴드들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었어요. 자신들을 알릴
좋은 기회였지만.
슈스케는 시즌1부터 외국 서바이벌 포맷으로, 쇼자체의 막장성이 너무 재밌어서 즐겨봤었는데, 이 쇼를 보면서도 우승자나 화제의 인물들이 롱런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관적이었던게, 결국 살아
남을려면 미션곡이 아닌 자신의 곡 - 직접작곡을 하든 아니면 좋은 곡을 받든 - 으로 시장에서 검증받아야하는데 그 가능성이 희박하지 않았나 했습니다.
그런데, 굉장히 희귀한 케이스가 등장한 것 같습니다. 인터넷 여기 저기 댓글보니, 보컬 음역대가 한정적이다 / 주변 음악하는 친구들이 연주 진짜 후지다고 한다 / 왜 결승까지 갔는지 모르겠다라는
평이 심심찮게 보이는데, 취향에 따라 호오가 갈리겠지만, 이 친구들 자작곡이 좀 상당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어쩔지 모르겠지만, 지금 만들어놓은 자작곡만으로도 좋은 프로듀서 만나면 성공
적인 데뷔앨범을 만들거 같아요. 몇몇 곡 - 첫사랑 / 어려운 여자 - 은 지금 20대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솔직하고 과장되지 않은 따뜻한 음악적 결과물이란 생각까지 듭니다.
슈스케 사상 가장 기대되는 행보를 보여줄 밴드 같습니다.
2011.11.15 00:56
2011.11.15 01:03
2011.11.15 01:07
2011.11.15 01:46
2011.11.15 02:11
2011.11.15 11:50
2011.11.15 12:00
2011.11.15 12:12
2011.11.15 12:41
2011.11.15 15:04
2011.11.15 16:46
2011.11.15 17:05
2011.11.15 18:37
2011.11.15 2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