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타인이 보는 나의 진실

2011.11.16 16:40

에아렌딜 조회 수:3531

감정 싸움이 날 때면 다 그렇겠지만 저도 상처를 받습니다.

 

제가 상처받는 포인트는 '타인이 나를 저렇게 보다니'라는 거예요.

물론 저를 아주아주 나쁜 뭔가로 만드니까요.

 

다른 건 다 어쩔 수 있을지 몰라도, 타고난 것만은 답이 없습니다. 고칠 수가 없죠.

전 마치 뱀처럼 다른 사람들의 증오와 분노를 사는 데에 일가견이 있습니다.

왜 그런지 몰랐었지만, 요즘은 조금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의 나는 내가 봐도 참 기분 나쁘겠구나 싶을 때가 있거든요.

살면 살수록 좀 더 영악해지고, 사악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그건 뭐 각박해지는 사회와도 조금쯤은 관계가 있겠죠. 누군가의 사기를 당한 경험이라든가 남을 믿었다가 뒤통수를 맞은 일 같은 경험담이 아주 흔하게 들려오는 세상 아닙니까.

그런 남의 일들이 우리에게 전율을 주고, 우리가 호의를 베푸는 데 주저하게 만들죠. 그러면서 점점 헤어날 수 없는 의심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고....

 

엇, 또 논점이 삼천포로 흐를 뻔했네요.

아무튼 원래 얘기로 돌아가서...

 

저는 어제 안 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펑펑 울고 나니 조금 마음이 가라앉네요. 얼굴은 부었지만.

그런데 뭐가 그렇게 충격이었던 걸까요.

내가 그렇게 나쁜 x로 보였다는 게 충격이어서?

그게 사실이 아니니까?

 

그런데, 남이 보기에 내가 나쁜x로 보인다면 그게 진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적어도 그 사람이 보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진실 아니겠습니까.

어차피 우리는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평가해야 하니까요. 남의 기준이나 설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도 없죠. 그래서도 안 되고.

그렇다면 그 사람이 보는 나는 아주아주 싸가지없고 나쁜 년이지만, 그 사람이 보기에는 그것이 진실이니 내가 화낼 수도 없는 일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누가 나를 어떻게 보든-그 사실이 슬프긴 하겠지만- 그것은 그 사람의 자유 아니겠습니까.

물론 나는 그 평가에 화가 나지만, 그렇다고 그것에 대해 뭐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내가 그 사람의 뭐라고 그 사람을 바꾸려 들겠습니까. 하물며 나에 대한 평가를 바꾸려면 나는 이러이러한 사람이다, 라고 주장해야 할 텐데 그게 먹히기나 할까요?

 

 

여러분은 다른 사람이 보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이러저러한 평가를 내린다면, 여러분은 그에 대해 어떻게 하시나요?

수긍하십니까? 아니면 부정하십니까? 그도 아니면, 회피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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