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19 20:29
빌리 빈과 피터 브랜드의 머니볼 이론을 모두가 틀렸다고 말하고 오클랜드는 끝없이 추락을 하죠.
그 뒤 갑자기 화면에 온갖 통계 화면이 진을 치고 빌리 빈, 피터 브랜드가 직접 선수들을 속성 과외하는 장면이 몇번 나오더니 오클랜드는 누구보다 빠르게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갑니다.
뭥미?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머니볼 이론의 무엇이 문제여서 오클랜드가 그렇게 추락했고 두 사람이 어떻게 이를 해결 했는지 따위를 알려주는 친절함은 없습니다.
그냥... 출루율이 왕입니다.
스캇 해티버그가 대타로 나와서 홈런을 치는 순간은 슈퍼스타 감사용에서 포수 금광옥(이혁재가 연기했죠)이 홈런을 쳤을때 느꼈던 짜릿함이 느껴지더군요. 이 영화가 '야구 영화'라는 느낌을 받은 처음이자 마지막 장면이기도 했어요.
트레이드 마감일에 빌리 빈이 링콘을 데려오기 위해 전화통을 불나게 붙잡고 있는 그 시간동안은 정말 손톱을 뜯어가며 봤어요. 거래가 성공되자 속으로 저도 앗싸 성공이다! 라고 외쳤죠.
확실히 '야구 영화'는 아닙니다.
메이저리그 경기장면을 재연하기 위해서 수십대 카메라가 동원되고 배우들이 수개월동안 야구선수가 되기 위해서 맹훈련하고 그런 영화는 아니에요.
선수 라커룸 음료 자판기에 돈을 넣어야 한다는 사실에 꽁해있다가 끝내 비행기에서 피터 브랜드에게 따져 묻는 데이비드 저스티스
끝까지 자기의 선수 기용론을 고치지 않으며 이래야 나중에 다른구단 감독 면접을 볼때 할말이라도 있을거 아니냐는 아트 하우 감독
선수 해고를 연습 시키는 빌리 빈에게 그걸 제가 왜 해야 하냐며 따지다가 곧 꼬리를 내리는 피터 브랜드
그리고 그 외...
이 영화의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살아있습니다. (아 실제로 살아있죠.)
그래서 저는 이 영화가 좋았습니다.
(아! 등번호 61번을 달고 안타를 허용하던 박찬호 선수 반가웠어요. 잠깐이였지만 저는 분명히 봤습니다!)
단지 하나 마음에 걸리는건 빌리 빈이 보스턴 단장 직을 거절하는 장면 (2시간쯤 지나고 영화 다 끝나가는 타이밍)에서 뒤에 교복 입은 여학생 한명이 '아 언제 끝나? ㅈㄴ 재미없어'라고 말하던데...
너무 강렬했어요.
팬심이여서그런진 몰라도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