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트위터를 시끄럽게 달군 두가지 주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허지웅의 종편 출연, 또 하나는 김용민의 여성 각성론.


일단 김용민의 발언은 대충 옮기자면 "20-30대 여성이 정치는 어렵다고 생각해왔다가, 일상의 스트레스와 정치의 연관성을 깨닫고 각성하게 되었다"정도입니다. 헛소리죠. 김용민이라는 사람 자체가 그다지 정치적으로 세련되지 않은, 그냥목사님 아들로 태어나, 젊었을때 한나라당 찍고 살다가 황당하게 밥줄 짤리고 나서 한나라당과 결별하게 된 정도의 사람이죠. 뭐 대충 짐작하자면 여자라고는 미팅가서 만나본게 전부일듯한, 그런 사람이 가진 여자에 대한 고정관념이 뻔하죠. 별 생각없이 한 소리일겁니다.


이 발언을 무슨 인터뷰의 일부로 했는데, 트위터에 돌아다니면서 가뜩이나 나꼼수 수준의 반MB 정서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진보인사들이 가열차게 이 발언을 까기 시작합니다. 그냥 발언만 가지고 까는게 아니라, "니네 편이라고 김용민의 잘못된 발언은 욕도 안하냐? 20대론은 난리치고 까더니 나꼼수 인기 있어지니까 안까네? 너네는 역시 논리적 일관성이 없어"라고 불만을 토로합니다. 솔직히 김용민 발언 자체보다는, 그 발언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는 어떤 상상의 집단에 대한 증오와 경멸이 느껴집니다.


허지웅이 동아TV에 고정 패널로 출연하는게 밝혀진뒤 많은 사람이 허지웅을 비난합니다. 허지웅의 김어준 모세 비아냥에 열받았던 사람들에게는 좋은 먹잇감이죠. 소위 말하는 "입진보"의 틀로 욕하는 사람들이 아마도 이런 종류의 사람들일것 같습니다. 김어준의 먹고사니즘에 대한 거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돈준다는데요 뭐"라는 식의 답이 이런 비난을 더 자극하는 부분도 있죠. 그런데 제가 여기서 조금 의외라고 생각한 부분, 그냥 제 인상입니다만, 그런 부분은 소위 말하는 진보진영의 허지웅 감싸기 입니다. 위에 언급한 김용민을 "옹호"하는 보이지 않는 세력과 비슷한 종류의 침묵을 저는 감지합니다. 김어준이 종편에 얼굴이라도 비췄으면 자본의 노예 운운했을 분들이 허지웅에 대해서는 대부분 어떤 문제제기 자체를 안하거나, 허지웅의 입장을 옹호하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분들 나름의 논리가 있을 것이고 들어보고 싶습니다.


사실 두 소동에 대한 대처 역시 판이하게 다릅니다. 김용민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사과합니다. 자신의 생각없는 발언이 그런식으로 해석되고 비판받을줄 몰랐겠죠. 그 사과에 대해서도 비판하는 사람들은 "니가 가카냐, 오해냐"라고 하면서 계속 비난합니다. 그런 비아냥에도 김용민은 계속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거듭 사과하죠. 


허지웅은 조금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어차피 망할 회사에서 돈좀 받겠다. 쿨하긴 한데, 조금 실망스럽습니다. 종편이야말로, 공공재로서의 언론을 부정하는 자본의 언론 장악, 그 정점 아닌가요. 조금은 진지하게 자신의 선택을 설명해주었다면 좋았을것 같습니다. 앞으로 그런 글을 쓸지도 모르죠.


쓰다보니 두서없는 글이군요. 진보진영이 반쪽 진보 혹은 자유주의자, 혹은 모세, 혹은 민주주의자라고 말하는 상대에 대해 "자기 반성과 논리적 일관성의 결여"라는 비판을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도 그 문제를 고민해봐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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