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자동차 차창 밖으로 휙 날아가는 담배꽁초를 볼 때마다 피가 거꾸로 치솟는 병을 갖고 있어요.

오늘은 은색 제네시스 한대가 스르르 굴러가다가 꽁초를 톡 던졌는데 마침 신호등에 걸리길래 차도를 가로질러 다가가 말했어요.

도로에 꽁초 버리면 안됩니다.

일단 조용히 말한 후 조금이라도 티꺼운 반응을 보이면 한판 거하게 뜰 계획이었지만 순순히 고개를 숙이길래 아쉽게도 거기서 끝났어요.

차가 제네시스라서 아저씨려니 했는데 의외로 매우 젊고 멀끔하게 생긴 커플이었어요.

꽁초가 조수석에서 떨어졌으니 여자가 피우고 던진 거 같은데 여자는 나와 눈도 안 마주치고 사과는 남자가 했어요.

도대체, 왜, 어떤 경로로, 차 타고 달리다가 담배꽁초를 창밖으로 던져도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걸까요.


꽁초를 주워서 휴지통에 버리는데, 아 이 꽁초를 가져다가 건네줄걸 ~ 생각이 그때서야 들었어요. 다음엔 꼭 그렇게 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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