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04 12:57
남들은 자기 전에 NyQuil (미국에서 많이 먹는 감기약 이름입니다) 하나 먹어주면 죽은 듯이 기절해서 자고, 그래서 아침에 개운하다던데 저는 아무 소용없더군요. 기냥 두어시간 자면 눈이 떠지곤 했습니다. 잠을 자기 위해 나이퀼을 포기하고 수면제를 먹었더니 잠들었다 한시간만에 깹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가니 몸이 폐인화 된다는게 확연하게 느껴지더군요. 급기야 금요일엔 회의하다 코피까지 터졌어요. ^^;;;
금요일 밤이 되니 그래도 긴장이 풀려서 그런가요. 밤새 사고도 토요일엔 오후 두시가 되어서 겨우겨우 일어났습니다. 잠을 너무 많이 자서 그런지 머리는 아프고, 온몸은 몽둥이로 두드려 맞은것처럼 아프더군요. 독감이 몸살로 진행된걸까요.
옐프로 쇠고기탕면이 맛있다는 식당을 찾아가서 겨우겨우 점저를 먹고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코세척용 주사기와 식염수, 그리고 커다란 물 한통도 포함해서요. 언젠지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몇년전에도 출장와서 쓰러진 적이 있었죠. 그땐 열이 심하게 나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사흘동안 호텔 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안하고 책만 열권 넘게 읽었어요. 책을 읽다 잠이 들고, 깨어나면 다시 몇페이지 더보다가 자고.... 커튼까지 쳐두고 있었더니 정말 시간의 흐름도 느껴지지 않았죠. 미루어두었던 책을 읽는 것은 좋았지만 그렇게 오래있다간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았어요. 사흘만에 약하게나마 일어나서 햇볕을 쐬었을때 살아있는게 이런 느낌이구나 생각했어요.
이마 짚어주며 혀를 차 줄 사람 하나 없는 외지에서 아픈 건 참 서러운 경험이에요. 이번 주말엔 그래도 커튼은 열어서 햇빛이 들어오는 상태에서 뒹굴거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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