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어떤 사람과 있느냐에 따라 화에 대한 대응방식이 바뀌어요.

 

예를 들면, 제 친구 중에 한 명은 서로 화가 난 상태에서도 끝까지 언성을 높이지 않고 차근차근 설명하듯이 자기 주장을 펼쳐요.

그러면 저는 이상하게 약이 올라서 그러는지 뭔지 전 잘 이성적으로 감정 컨트롤이 안 되고 감정적으로 말이 나와요.

 

반면 제 남자친구는 화가 나면 언성이 높아지고 살짝 공격적으로 나오면서 감정적이고 비논리적이 되는데

이상하게 남자친구랑 있으면 제가 차분해지면서 이성적이 돼요. 일단 제 감정이 조절이 되니까, 이 말 저 말 막 나오지 않고

정리해서 말하게 되고, 그래서 결국 이긴다고 해야하나? 암튼 그래요.

 

결론은 저보다 이성적인 사람 앞에서는 제가 감정적이 되고, 저보다 비 이성적인 사람 앞에서는 제가 극도로 이성적이 된다는 건데...

이게 또 꼭 맞지는 않는게, 저희 엄마가 화나면 비이성적으로는 세계 1등이 되시거든요.

그럼 저는 너무너무 약이 올라서 저도 똑같이 비이성적이 돼요. 그래서 결국 둘 다 약만 오르고 둘 다 얻는 건 없죠.

엄마가 생각하기엔 어떨지 모르지만...

 

그래서 걱정이 되는 게 뭐냐면, 제가 만약 남자친구 앞에서 이성적이 되는 게 연애시절 한시적인 현상이라면,

그러니까 만약 이 의견다툼이 일상이 되고, 생활이 되고, 우리 가족의 일이 된다면,

제가 엄마와 비이성적으로 다투는 걸 남자친구와 똑같이 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는 거예요.

저도 제가 어떻게 바뀔지 확신이 안 서서 무서워요.

현재까지는 참 제가 잘 해왔는데.... 특별히 노력한 것도 없고 그냥 남자친구 앞에서는 이성적이 되었거든요.

 

단순히, 엄마와의 다툼에서 내 비이성적인 태도는 제가 30년간 살아오면서 엄마 특이적(?)으로 굳어진 것이고

남자친구와의 관계는, 시작이 상대적으로 제가 이성적인 방식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계속 이런 식으로 가지 않을까.. 뭐 이런 근거없는 믿음?

 

아.. 점심 먹으러 가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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