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향에 대한 글들을 읽다 그냥 갑자기 생각났어요.

 

예전에 제가 아주 많이 사랑했던 당시의 연인님은

입술이 참 서늘했어요.

전 그 느낌이 그렇게 좋았더랬죠.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서로의 거의 모든 것을 알게 되고 

결국 각자의 바닥까지 싹싹 긁어 보여 주고 나서야 끝난 사이인데도,

그 연애가 끝나고 나서 제일로 그리웠던 건 다른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시원한 입술이었죠.

 

코나의 노래 중에 "그대 눈빛은 빛나고 입술은 시원하여라" 라는 노래가 있는데요.

저한테 이 노래는 그대로 그 사람에 대한 주제가입니다.

여전히 듣기만하면 그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가사예요.

 

 

그 이후로 저는 연애할 때마다 상대방 입술의 온도에 아주 예민하답니다.

지금 제가 좋아하는 분은 입술이 매우 따뜻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한 번도 궁금해한 적이 없는 건데, 

제 입술의 온도는 어떨지 새삼 궁금해지네요! 물어봐야 겠어요.)

 

 

 

 

 

2.

제가 2년전 즈음에 사진전 표를 두 장 그냥 나눠드리겠다고 듀게에 올린 적이 있죠.

그 때 프레데릭 님이 먼저 찜하셔서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만나서 드렸어요.

프레데릭 님이 고맙다며 차 (tea)를 한 통 주셨던 게 기억나요.

 

전 글은 거의 안 쓰는 편이지만 듀게에 드나든지는 어언 10년 가까이 되는데요,

(제가 이렇게까지 끈질기게 드나드는 -그것도 글도 잘 안 쓰면서!- 사이트는 이곳이 유일합니다.)

그 긴 시간 동안 듀게인을 실제로 만나본 건 그 때 딱 한 번 뿐이네요.

 

이 얘길 왜 쓰냐면요,

제가 그 때 프레데릭 님과 약속 잡으면서 전화번호를 저장했던 걸 안 지웠었나봐요.

카카오톡에 '프레데릭' 이라는 분이 친구등록된 걸 지금 발견하고는 '누구시지?' 했다가

옛 기억이 똭 떠올랐네요.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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