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08 00:10
사랑이가 어떤 애였냐면.
빨간 라텍스 공을 무지 좋아했드랬습니다.
소파 앞이나 아무렇게나 뭉개진 이불 앞에서 계속 낑낑거리며 애처로운 눈빛을 보내고 있을 때 보면
꼭 소파 밑이나 이불 속에 빨간 공이 있었죠.
그 모습을 보고 우스개 소리로 우리 사랑이는 마약 탐지견 같은 거 하면 진짜 잘 할텐데.
이런 얘길 여러번 했드랬습니다.
사랑이는 유난히 손을 많이 탔어요.
저와 저희 누나 중 누나만 더 잘 따랐는데 누나가 화장실에 들어가면 그 앞에서 누나가 나올때까지
화장실 문 앞에서 대기 타고 있는 것은 예사.
그런데 누나가 집에 없을 땐 차선으로 저를 쫄래쫄래 따라 다녔죠.
제가 화장실에 있을 땐 꼭 이렇게 앞에 와서 애처로운 눈빛을 보내곤 했습니다.
안아줄 때까지.
다른 강아지들은 안 그랬어요. 사랑이만 이랬죠.
그랬던 사랑이를 보내고 나니 상심이 너무 크네요.
며칠 사이 제 몸무게가 3키로나 빠졌더군요. 몰랐는데 저보다 더 상심이 컸을 누나에게 이 얘길 했더니
4키로가 빠졌다는군요. 내키지 않는 우스개 소리로 역시 이별 다이어트가 효과 최고구나... 이랬습니다.
여덟 살 밖에 안 됐으니 좀 더 같이 함께 지냈어야 하는데...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마지막에 사랑이를 보낸 과정이 너무 안쓰러워서 아직도 마음이 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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