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런 일도 해야 하나

2011.12.10 07:00

푸네스 조회 수:4190

http://news.nate.com/view/20111210n01209

이거 보고 부모들이 다 지 자식 데려 갈라나요. 아래 달린 댓글들 반응도 어이 없네요.

레사

2011.12.10 08:28

꼭 해줘야 하는 일도 아니겠지만 사정이 허락한다면 못해줄 일도 아니죠.

요즘 자기 아이가 무슨 잘못을 해도 싸고도는 부모들이 있어 듀게에도 몇 번 올라온 거 같은데 저런 식으로라도 아이들을 잘 가르치려는 건 오히려 다행한 일 같아요. 이런 일 있다고 해서 '너 자꾸 이러면 경찰아저씨가 잡아갈꺼야'를 레알 경찰서에서 시전하는 부모가 경찰업무에 무리를 줄 정도로 늘어날 거 같지 않아요.

시간을 오래 잡아먹는 일도 아니고 그 부모가 경찰에게 무례하게 부탁한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되는 건지 모르겠네요. 제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건가요?

댓글
푸네스

2011.12.10 08:39

경찰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잡는 것이 일이지요. 아이가 절도한게 죄라면 수사하면 되는거고 아니면 하지 말아야지요. 아이를 감싸고 도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지새끼 교육시킨다고 공무원을 사적인 용도로 쓰는 것도 이기적이고 개념없는거지요. 제가 경찰이었다면 아이를 절도로 수사하던지 부모를 공무집행방해로 잡아 넣었을 거에요.

댓글
레사

2011.12.10 08:56

말씀하시는 게 어떤 건지 알긴 알겠습니다만. 정작 현장에서 시민들 만나는 (경찰 포함)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그렇게까지 불쾌하다거나 부당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 같아요. 저 경찰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이기적인 부모들에게 사용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다양한 무형의 (용인가능한) 대민서비스 중 하나라고 여길 것 같은데요.

그리고 정말 문제가 되고 경찰업무에 무리가고 이기적이고 개념없는 일이었으면 경찰이 저 일을 받아주지 않았겠죠.

댓글
jesuisseule

2011.12.10 08:57

요즘 신문기사는 소설이군요.

댓글
푸네스

2011.12.10 08:59

제가 어이없었던건 저걸 미담이랍시고 기사를 쓰는 것들이지요. 지금 저 기사 아래 댓글 분위기도 그렇듯이 저러다가 너도나도 지 애 데려가서 경찰한테 혼내주라고 하면 경찰들이 과연 거절할 수 있을까요. 저건 꼭 지네 집 문잠겼다고 119 불러서 문따달라는거나 똑같지요. 요즘은 그거 안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119는 위급한 사람을 구하는게 목적이지 문따주는 사람이 아닌 것처럼요.

댓글
loving_rabbit

2011.12.10 09:15

정부부처 언론/ 홍보 업무를 했었는데 이런 류의 뉴스는 아마 경찰 조직에서도 경찰업무 홍보 차원에서 반가워할 뉴스일걸요. 좀 더 오버하면 아예 홍보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도 있을 거고요.
말씀하신대로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업무 지침을 정하겠죠 -- 그건 다른 문제지만요.

댓글
푸네스

2011.12.10 09:24

토끼님/혹시라도 실제로 기획해서 나온거라면 정말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네요. 제가 실무자고 이런 기사를 본다면 기자 욕을 할 것 같습니다만...

댓글
검은앵무새

2011.12.10 09:31

조금 웃기는 기사지만
실제로 절도이긴 한데 여러 사정을 봐서 훈방조치를 한 걸로 이해하면 경찰업무라고 봐도 무관하지않나요..

댓글
loving_rabbit

2011.12.10 09:33

제가 기획이라고 한 건 이걸 계기로 견학프로그램(?) 이런 걸 추가로 기획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 거고요 (견학은 이미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쓰고 댓글을 읽어보니깐 레사님이랑 비슷한 논지가 되었는데, 본연의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 어느 정도 대민 서비스를 하는 게 그렇게 나쁘게 보이진 않아요.

댓글
푸네스

2011.12.10 09:41

검은앵무새/좋게 본다면 그럴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근데 이러다 보면 남의집 문따주는 119처럼 되버릴 것 같단 말이지요.

토끼님/저는 이게 대민 서비스라고 생각 안해요. 뉴욕에 계시니 뉴욕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해보세요. 엄마가 경찰서에 찾아와서 우리 애가 내 돈 80불을 훔쳤는데 체포하지는 말고 겁만 줘라? 절도는 게다가 신고자가 처벌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처벌해야 하는 형사사건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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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의혀

2011.12.10 10:22

딱히 저런 기사 뜬다고 너도 나도 경찰서에 데려가진 않지요; 경찰에게 자식 훈육을 도맡긴다는 것보단 아이들에게 절도가 나쁜 일임을 자각시켜주려는 의도에 댓글들도 호응한거구요.

댓글
푸네스

2011.12.10 10:42

천개의혀/사실 전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 훈육을 맡기는게 맘에 안들었어요. 왜 부모들이 길에 지나가는 아저씨나 경찰한테 자기 아이 양육의 책임을 넘기는지. 괜히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다가 "너 자꾸 그럼 저 아저씨가 이놈한데~~" 하면 무서운 표정 지어야 하고 그런 것들도 싫었거든요. 저는 언제나 젠틀한 사람이고 싶은데.. ^^

댓글
고인돌

2011.12.10 10:52

해주면 좋죠. 아이가 제대로 깨닫고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게 된다면 경찰의 장래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고.

댓글
가끔영화

2011.12.10 10:54

경찰관도 흐뭇하죠.

댓글
푸네스

2011.12.10 10:56

그러고보니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 이상한게 아니라 제가 이상한 거였군요. 이거 참 재밌는 발견이에요.

댓글
오늘은 익명

2011.12.10 11:10

푸네스 / 논점에서 벗어나는것 같긴 합니다만..

가족간의 절도는 처벌하지 않습니다. 법조문이나 형법 이론상으로는 범죄가 성립하되 형만 면제하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실무상으로는 공소권없음처분을 합니다.

댓글
푸네스

2011.12.10 11:14

오늘은 익명/몰랐던 사실이네요. 근데 이 기사들은 뭐지요?
http://www.hani.co.kr/section-005000000/2005/06/005000000200506132233320.html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ctg=12&Total_ID=3078147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KQQ6&articleno=4782984&categoryId=0®dt=20110801132602#ajax_history_home

댓글
푸네스

2011.12.10 11:17

실제로 형법 제328조와 제344조가 직계혈족간의 절도는 형을 면제한다고 규정해 놓았군요. 그럼 이 경우에는 부모의 공무집행방해죄만 성립하겠네요. 위의 기사들은 공범이 있어서 함께 처벌 되는건가요 그럼? 아니면 그냥 체포만 당하고 공범들만 형을 받는건가요? 전자든 후자든 무지 불공평한 것 같아요. 개인의 재산권을 인정안하고 재산권을 직계 가족에게 부여하는 거니까요. 양도세나 상속세를 내는 것을 본다면 사실 부모 자식간의 재산권은 구별된 것으로 인정해야 맞는 것 같은데요.

댓글
오늘은 익명

2011.12.10 11:27

푸네스/
1. 친족간의 특례는 강도죄에는 적용이 없습니다.
2. 두번째와 세번째는 특수절도 사례인데요, 공범들에게는 친족간의 특례가 적용되지 않고, 여죄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수사는 해야합니다.
3. 공무집행방해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협박, 위계, 위력등을 사용해야 하는데 위 사안은 어느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공무집행방해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냥 일반 민원인에 해당할 뿐이에요.

댓글
푸네스

2011.12.10 11:30

아제가 댓글을 수정하면서 덧붙이는 사이에 오늘은 익명님이 답을 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특수절도의 개념을 찾아봤어요. 밤에 담을 넘거나 2인이상이 절도를 하면 특수절도죄군요. 그럼 거꾸로 말하면 낮에 혼자서 범행하면 부모돈을 5억 훔쳐가도 죄가 성립안하는게 맞는건가요? 이거 다들 미리 알았으면 재산을 노린 부모 살해 범죄는 극히 줄어들 것 같아요. 훔치면 되는데...

댓글
방은 따숩고

2011.12.10 11:31

ㄴ폭행 또는 협박이 없으므로 공무집행방해죄도 해당사항이 없지요.
가지고 오신 예는 애매하긴 한데, 저는 그다지 그 어머니를 비난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듭니다. 문 따고 개 잡아주는 것보다 훨씬 급박한 사안으로 보이거든요.어머니를 평범한 보통 사람으로 생각했을 때, 계속 훈육 없이 방치하고 있다가 떠넘긴 케이스 같진 않아요. 물론 사람의 이상함이란 건 때로 상상을 초월하니까 글 속의 어머니가 이상한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만.
아줌마가 이놈 한다, 아저씨가 이놈 한다, 삼촌이 이놈 한다, 이거 저도 무척 싫어하는 발언이에요. 가장 싫어하는 건 ' 저녁에 아빠 퇴근하면 이놈 하라고 한다.'그런데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거의 없는 매우 어린 아이의 경우, 거의 아이의 하녀 노릇을 하게 되는 어머니의 말이 아이에게 과연 먹혀들긴 할까 하는 의문도 살짝 들더군요.

댓글
푸네스

2011.12.10 11:32

오늘의 익명/계속된 답변 감사합니다. 그럼 저기서 경찰관의 선택은 안된다고 거절하거나 대민 봉사로 여기고 들어주거나 밖에 없겠네요. 한국적 상황에서 안된다고 거절은 못했을테고...

댓글
loving_rabbit

2011.12.10 11:34

푸네스/ 공공서비스에 대한 생각 자체가 다르신 것 같은데 그건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니까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럼 이 경우에는 부모의 공무집행방해죄만 성립하겠네요." 이 부분 말인데요, 우리 헌법은 잘 모르지만 공무구성방해죄의 구성 요건에 폭행 혹은 협박이 포함된다고 하니 (위키피디아가 형법 136조 1항이라고) 공무집행방해죄로 보기도 좀 어려운 것 같은데요. 링크해오신 상황은 어디까지나 경찰관이 부모의 부탁을 들어준 거니까요.

댓글
오늘은 익명

2011.12.10 11:35

낮에 혼자서 부모돈을 훔쳐가면 그 액수가 얼마건간에 처벌은 되지 않습니다.

특수절도의 경우에도 공범들만 처벌될 뿐 신분관계가 있는 자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보통은 입건조차 하지 않아요. 어차피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날테니까요.

친족상도례 규정에 관해서는 푸네스님의 견해처럼 위헌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는 있는데요,

입법의 취지는 쉽게 말해 "가정사에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다"라는 취지라서요..

규정의 위헌성에 관해서까지 이야기하자만 너무 길어질것 같으니, 현행법상 처리에 관해서만 답변을 드렸습니다.

한가지 추가로 말씀드리면,

본문 사안의 경우 아이들은 어차피 형사미성년자이므로 부모가 아니라도 형사처벌은 불가합니다.
(큰애가 14세라고 나왔는데, 세는 나이인지 만나이를 적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만14세 미만자라면 형사미성년자에 해당합니다.)

댓글
loving_rabbit

2011.12.10 11:37

공무집행방해죄 얘기 쓰는 중에 벌써 같은 댓글이 달렸네요. 위의 댓글은 그냥 남겨둡니다. 우리 "헌법">>"형법"으로 수정.

댓글
푸네스

2011.12.10 11:43

오늘은 익명/덕분에 좋은 법률 상식을 많이 배웠습니다. 특히 특수절도의 경우에도 공범만 처벌된다는 건 좀 충격적이네요. 이런 사실을 널리 알려서 재산을 노린 부모나 배우자 살해 범죄를 줄여야 할텐데요....

댓글
푸네스

2011.12.10 11:47

방은 따숩고/저는 어머니도 문제라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저 어머니보다는 이걸 미담기사라고 쓴 저 기자와 기사를 올린 데스크가 가장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람들이 모두 이 기사를 훈훈한 기사라고 이야기 하는건 신비로울 따름이구요.

댓글
동양제철화학

2011.12.10 12:43

훈훈한 기사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시는 분도 있군요....

댓글
푸네스

2011.12.10 14:08

동양제철화학/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거죠. 저만 아닌거고.

댓글
brunette

2011.12.10 15:46

경찰서가 아니라 상담소엘 갔어야 하는 상황 같습니다만. 저런 식으로 겁주는 것으로 저 집안 문제가 뭐가 얼마나 바뀌겠어요. 저렇게 겁주는 흉내는 계속 그 강도를 높이지 않는 한 처음 한번 외에는 별 소용없을 테고, 그렇다고 저 정도 문제로 아이를 실제로 처벌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바늘도둑 소도둑 된다는 속담은 보통은 경찰아저씨가 아니라 부모가 인지시키는 것인데, 저 집은 부모가 아이들을 훈육할 능력이 없거나 방법을 모르고, 아이들은 부모의 훈육을 받을 생각이 전혀 없으니 저 지경이 되었겠죠. 대화/소통/훈육이 불가하다는 것은 부모자식 간의 유대와 애착 문제가 있다는 건데, 그런 상황에서 경찰서라니요. 다음 번 절도 때는 해병대 캠프라도 보낼 셈일까요. 저런 식의 대민업무도 어차피 경찰일에 포함되는 거라면, 가족상담사를 상주시키든가 할 일이지 유치장체험이나 훈방조치는 쓸데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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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2011.12.10 23:16

그냥 저런 일도 있다 정도의 기사인데
조선일보+경찰 조합이라 그런건지 너무 까칠한 반응인듯 하네요
굳이 따지지면 경찰의 업무에 범죄예방 및 훈육 계도도 있으니 업무와 아주 관련 없는건 아니죠
행정학에서도 행정서비스라는 말을 요즘 많이 씁니다

댓글
푸네스

2011.12.11 05:28

brunette/그렇죠. 외부의 권력기관을 통해서 겁주는 건 사실 한국 사회에 독특한 이상한 행위죠. 아마 일제시대부터 면면히 내려져 온 아름다운 전통인 것 같아요.

아무리/이건 한겨레 기사라도 맘에 안들었을거에요. 제가 말한 것중 경찰이 잘못했다는 얘기도 없구요. 이런 상황이 경찰에게도 도움이 안될 거라는 얘기밖에 없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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