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담주, 아니지 이제 월요일이니 다음주 수요일에 이사할검미다. 집은 오늘 돌아보기 시작해서 오늘 구했어요-.-v

원래 시간 오래 들여 준비하고 많이 준비해서 찬찬히 진행하고 이런 성격이 못 됩니다. 하기로 결정했으면 당장 해치워야 해요.

첫번째 독립도 비슷했죠. 어차피 총알은 부족하고 당장 나가야 살 것 같겠는건 똑같았는데, 그때도 반나절 돌아보고 집을 구했어요.

 

제한된 예산 안에서 돌아보는 방 수준은 사실 거기서 거기죠. 게다가 전 조건 까다로운 신체 부자유녀. 목발 짚고 오르내릴 수 있게

계단이 아래든 위든 세 개 이상이면 안 되고, 투룸이었으면 하고, 이삿날은 무족권 다음주 수요일로 찜뽕!!!

일요일엔 영업 안한다던데, 불경기 시즌이긴 한지 친절한 공인중개사님들은 토요일 전화 한통화로 일요일 출근을 감수해주셨음묘.

애인님을 대동하고 총 여덟 군데 돌아봤는데, 일곱 번째 갔던 집을 낙찰. 계단 두 개 내려가는 반지하에 다세대주택이지만 1층을

저 혼자 통째로 쓴다는 게 몹시 매력적이었죠. 손바닥만하지만 앞뜰도 있고. 이불 햇빛건조!!! 자전거 거치대!!!! 무엇보다 마당 바베큐!!!!!!!!!!!!!!

 

아부지님이 병원 있는동안 짐 챙기셨는데 살림을 이것저것 갖다 버리셔서^^ 재활용센터 가서 이런저런 살림을 고르고 예약걸어놨어요. 

아직 없는 게 많아서 다이소 신세를 더 져야 해요. 허리 휜다............................................ 

 

뽐뿌와 설레발은 타고난지라, 이사한 다음다음날은 듀게 아가씨들과 집들이 예약. 그리고 그 다음날, 크리스마스 이브에 루이죠지를

데려올 거예요. 사실 루이죠지만 같이 있을 수 있었어도 이사를 이만큼 서두르지는 않았을 텐데.

이사를 진행하면서, 몸이 부자유하니 내 일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가 극도로 좁아짐에 답답하고 자존심 상했어요. 평생 이렇게

누구한테든 슈퍼 을이었던 적이 없었거든요. 여태껏 갑질했다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혼자서는 할 수 없으니 그 무능력함과 무기력함에

질식할 듯했다는 말이에요. 게다가 결코 자랑은 아니지만, 저는 결과적으로 늘 하고 싶은 건 하고 싶은 만큼 하고 하고 싶은만큼 해치워

왔던 사람이므로 답답함이 남들의 두세배.

 

우짜든동, 지금은 해치웠슴둥. 아이고 속시원해라. 아부지님은 여기서 나가면 니가 뭐 대단히 팔자 필거같냐 그르시지만, 어차피 그

뭔지 모를 팔자라는 건 그닥 뽀독뽀독 빤빤 팡팡 판판했던 적이 없으니 꼬깃꼬깃 구깃구깃 쫀쫀 구질구질해도 루이죠지랑 맘편히 행복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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