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18 12:39
한국어 제목이 오십대오십이더군요
그냥 fifty fifty로 개봉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 일단 해봤고요
review란에 적을만한 글은 아닌거같아 여기에 써봅니다
영화는 죽을지도 모르는 운명에 처한 스물일곱살 남자의 이야기지만 사실 당사자는 매우 덤덤합니다
사실적인거죠.두려움 앞에서 사람은 오히려 차분해지기 마련이고 남자주인공은 원래부터 좀 차분한 성격이었잖아요
대개의 이런 부류 영화들은 과정을 거치면서 주인공 혹은 주위의 어떤 변화가 드러나게 마련인데
50/50은 그것도 없습니다.교묘하게 남자주인공들을 이용하는 주변 사람들 좀 보라고요.남주인공의 전 여자친구는
남자친구 위하는 척 하면서 집에 개를 들여다놓고(물론 나중에야 그 개가 남주인공한테 도움이 되긴 하지만)남자주인공의
제일 친한 친구놈은 친구 병을 가지고 여자나 꼬시고 앉았고 남자주인공 어머니는 아예 본인 입으로 고백해버리죠
‘널 도울 수 있게 해줘야 내 마음이 편하다’고.
주위 인물들은 그냥 그모양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모양일 가능성이 거의 백프로입니다.너무하다 싶으면 선을
긋더라도 왠만하면 그런 그들을 다 받아주려는 순진한 남자주인공도 그대로일거고요
주인공에게 닥친 병마라는 시련 외엔 엄청나게 큰 사건은 없지만 감정을 살짝살짝 건드리는 몇몇 장면들이 있습니다
치매 걸린 아버지가,사랑을 고백하는 아들의 진심어린 말을 알아듣고 눈시울을 붉히는 장면 등이 대표적일텐데요
큰 파도는 아니지만 잔잔한 물결이라 오래가고 그 깊이도 깊더군요
상담사 여자와 우리 남자주인공이 가까워지는 과정이 조금 더 설득력있게 묘사됐다면 좋을뻔했죠 뭐 그 정도 아쉬움은 그래도 괜찮습니다
제 취향 영환 아닙니다 우연찮게 표가 생겨서 본건데
취향 아닌 영화가 내 입맛에 맞는거,이거 묘하게 즐겁잖아요
ps
근데 중간에 모아모아화산얘긴 뭐에요?
남자주인공이 그 방송을 마무리하기 전에 화산이 터져버려서결국 못한건가요?
그 화산이 터지는 장면을 보면서 저는
"아..화산도 새로 살아나네. 주인공도 살 수 있다는 건가."
뭐랄까,
희망? 넋을 잃고 쳐다보게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