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책을 50권 읽자는 목표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어디 안 나가고 읽으면 딱 맞게 달성될 것 같아요.

기념으로 읽은 책 중에 가장 임팩트가 있었던 것으로 10권을 뽑아봤습니다. 고전문학은 뺐고요.

순번은 제가 읽은 순서대로 입니다.


1. 4천원 인생 - 안수찬 외

한겨레21의 노동 OTL 시리즈를 추려서 엮은 책인데, 주변의 이야기라 임팩트가 컸습니다.

저자들은 이런 식의 즉물적인 반응에 그치는 게 아쉽다지만 - 저는 정말 이제 식당에서 클레임 못 걸겠어요.


2. 정의란 무엇인가 - 마이클 센델

왜 유독 이 책이 잘 팔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책인 건 확실해요. 이왕에 베스트셀러고 하니 어디서 사회 구조가 어때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려면 공통 교양 차원에서 읽어줘야 할 것 같아요.


3. 리아의 나라 - 앤 패디먼

미국에 이민온 소수민족 가정의 아이인 리아가 아프고 그것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문화충돌 이야기인데, 소수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차분히 생각하는 계기가 됐어요.

듀게의 느슨한 독서모임에서도 다뤘었죠. http://djuna.cine21.com/xe/?mid=board&search_keyword=%EB%A6%AC%EC%95%84%EC%9D%98+%EB%82%98%EB%9D%BC&search_target=title&document_srl=2009602


4. 아스테리오스 폴립 - 데이비드 마추켈리

듀게에서 닥터슬럼프 님의 소개 글이 당겨서 구입했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남자의 자아도취적 이야기일 수 있지만, 적절한 만화적 구성과 진지한 태도가 잘 어울려서 감동적이었어요.

 

5. 안티조선 운동사 - 한윤형

단순히 안티조선 운동의 과정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의 (특히 웹 상의) 정치적 담론이 어떤 식으로 움직여왔는지에 대한 참여자의 통찰입니다. 이 책도 발전적인 정치 키배를 위한 공통 교양 차원에서 읽을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안티조선 운동으로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케이스라, 제 인생의 한 부분을 기념하는 책이기도 해요.


6. 몰락의 에티카 - 신형철

문학평론집을 재밌게 읽은 건 처음이었어요.

문학은 논리나 윤리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까지도 인식의 기회를 주는 수단이라는 문학관(?) 형성에 도움을 줬습니다.


7. 마음은 어떻게 작동한가 - 스티븐 핑커

인간의 사고와 심리에 대한 연구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갈지 짐작할 수 있게 해줬고요,

제가 학생일 때 갖고 있던 인간에 대한 이해와 지금의 그것과의 변화를 상징하는 책이 될 것 같아요.


8. 양육가설 - 주디스 리치 해리스

국내에 번역출판되지 않은 책인데, 어떤 블로거가 책 전체를 번역해서 올려놓았더라고요. 사람의 성격은 타고나거나 집 밖에서 배우는 것이지 부모가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게 요지입니다.

아이는 부모 뜻대로 절대 크지 않는다는 제 편견에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 책이 되었습니다. 세상의 부모들이 아이 성격까지 자기탓으로 돌리며 고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9. 속죄 - 이언 매큐언

제가 이런 종류의 장황하고 섬세한 심리/배경 묘사가 담긴 소설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데요, 마음 먹고 하루 종일 읽으니 또 다른 종류의 몰입감을 주네요.

소설이 표현된 방식이 곧 소설의 중심 내용을 '보여주는' 식의 구성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10. 나를 보내지 마 - 가즈오 이시구로

내용도 대충 뻔한 것 같고, 추억의 본격 SF 순정물이구나 하며 흐흐거리며 가볍게 읽어갔는데, 이야기가 쌓여갈 수록 정서적으로 충동질이 아주 심한 소설이었습니다.

위의 '속죄'와 마찬가지로 소설의 구성 방식이 곧 주제와 통하는 이런 소설 매력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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