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

2011.12.24 22:32

감자쥬스 조회 수:1196

지루하진 않습니다. 중간에 시계를 한번 봤는데 이미 1시간 40분 정도 지나있더군요. 전쟁에 전쟁에 전쟁에 이은 살육, 총살, 전쟁 장면들의

연속이라 호흡은 빨라요. 전쟁장면을 거대하게 담았는데 CG나 특수효과가 조악하지 않아서 어색한것도 없었고요.

기술적으로 잘 만들었어요.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영화지만 헐리웃 기준에선 소품 규모인데 이 정도 제작비로 참 스케일 크게

담아냈구나 싶었어요. 공중에서 찍어낸 전쟁 장면들도 장관이고 인상적인 장면구성도 많습니다. 대규모 인력 동원한 장면들은 볼만해요.

드라마가 약하고 허술하긴 하지만 극장에서 봐야지 진가가 드러나는 영화죠. 이왕이면 디지털 상영으로 보는게 더 좋고요.

 

그러나 배역성격이나 구성이 너무 약하네요. 특히 장동건 캐릭터는 일관성도 떨어지고 개연성도 부족해요. 자꾸 사고만 치는데

본전도 못건지는 경우가 다반사라 보면서 또 저러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역색깔도 흐릿한데다 장동건의 연기도

그저그래서 감정이입은 잘 안되더군요. 연기는 오다기리 조가 더 좋았어요. 오다기리 조 캐릭터의 변화과정은 동기부여가 되는데

장동건은 오락가락합니다. 근데 일본에서 오다기리 조의 배역성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어요. 결말을 보면 좀 못마땅하게 볼 수도 있을것 같은데.

판빙빙 연기도 인상적인데 거의 까메오 수준이라 아쉬워요. 언론에서 말하는것과 같은 5분보다는 많이 나옵니다. 그러나 그래봤자 10분?

이거 때문에 국내에 내한해서 시사회나 기자간담회까지 참석했는데 괜히 다 제가 미안하네요. 아무리 남자 둘의 우정과 진한 전쟁드라마를 만들려고 했다지만

판빙빙은 역할 축소, 캐스팅까지 된 손예진은 배역이 없어져 출연조차도 못하다니 강감독 너무하군요. 드라마를 남자들 우정얘기로 압축할게 아니라

기존 배역을 가지고 보다 다이나믹하고 치밀한 전쟁 드라마를 만들 생각은 안 하고.

 

드라마가 허술하고 뻔한데다 인간미도 별로 안 느껴지는데 자꾸 전쟁장면만 줄창 보여줘서 따라가다 보면 지쳐요. 전쟁장면만 나오면 카메라가 흔들리는데

전쟁장면이 하도 많아서 멀미 날 지경. 익숙한 장면구성이 대부분이었으나 정지화면으로 보면 압도적인 장면들 많습니다. 움직이면 별로지만.

확실히 대작 느낌은 나고 볼만하긴 해요. 태극기 휘날리며나 쉬리처럼 민족주의를 강하게 표현해서 오글리게 만드는것도 덜 하고요.

범작이라고 할 순 없고고요. 강제규가 만들법한 대작전쟁 영화라고나 할까. 볼만했어요. 노르망디 장면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비교하면서 봐도 좋겠더군요.

다른 시각에서 그린 같은 전쟁묘사니.

구정까지 미션 임파서블 외에는 막강한 경쟁작도 없으니

어느 정도 관객은 들것같은데 과연 국내 흥행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지.

 

근데 전 전쟁장면의 묘사나 화면구도는 고지전이 더 좋았어요.

사운드트랙은 최악입니다. 마치 우린 대작전쟁 영화야, 하는걸 보여주기 위한 노골적인 연주라서 촌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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