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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바늘위에 천사 올라가는 것 만큼 난처한 질문인데 이게 종교에선 심각한 질문인 부분도 있습니다.


교회 다닌 분들이 기억하실텐데 '아브라함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이란 표현이 구약에 나오죠. 어떤 학자들은 이 셋의 신이 합쳐져서 


지금의 야훼가 형성됐다고 설명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만큼 '역사에 존재하는 하나님'이라는 주제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근동에서 국가간의 전쟁은 신들의 전쟁이었습니다. 이집트와 바빌론이 싸운다면 이 두 나라의 신들이 싸우고 패한 국가가 있다면 그 신이 패했기때문에


종교 자체가 없어집니다. 구약성서 시편에서도 보면 '너희 신은 어디있느냐'는 이민족의 조롱이 있지요.


결국 그들에게 신이란 영토 즉 세계에 거주하는 존재란 겁니다.


하지만 독립 왕조라곤 1천년도 안되고 남의 나라에서 얹혀살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이 논리 대로라면 그들의 신은 죽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민족은 신에게 창조되었고 그들의 뜻에 따라 나라가 흥망하기도 하며 최후에는 우리가 전세계의 지도적 위치를 차지한 국가가 된다는 믿음


이 있으니 신은 영토에서 지배한다는 논리는 애시당초 오답이었습니다.


결국 이스라엘 백성들이 찾아낸 해답은 영토가 아닌 '역사'입니다. 신은 역사 (시간)속에서 활동하며 인간을 지배한다는 거죠. 역사는 신의 의지가 이행


되는 과정이고 신의 의지를 이행하는 과정이 바로 역사다.. 라고 설명합니다. 성서를 보시죠. 왜 성서에 창세기와 요한계시록 (요한의 묵시록)이 맨 앞


과 뒤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구약성서 뒤편으로 가면 갈수록 왜 종말의 이야기가 나올까요?


바로 그들의 상식에는 역사는 신의 뜻대로 가는 것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신의 의지에 따라 역사는 흘러간다는 의지대로 성서 순서


가 편찬되지 않았을까 생각 해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제국을 떠받치던 종교는 (물론 다른 이유가 깨알같지 많겠지만) 다 없어져도 이미 공간이 아닌 시간으로 자리를 옮긴 사고는 살아남


을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이후에 다시 가다 보면 헤겔이 '역사철학'이란 이야기도 하죠. 


결국 신이란 존재는 인간적으로 늙거나 쇠하지 않고 역사로 존재한다고 믿었습니다. 반대로 그리스 인들은 신과 역사에 대해 좀 다르게 생각했나 봅니


다. 이스라엘 (히브리)인들이 역사=운명=신 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리스 인들은 역사와 신은 일치 하지 않는다고 본거죠. 신화에서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리스 신화에서 신도 역사를 또는 운명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아폴로는 자기 아들이 자신이 아끼는 전차를 타고 죽을것을 알면서 운명때문에 줘버리


죠. 그들에게 역사 혹은 시간이란 신도 거스를수 없는 초신적인 권력입니다. 반대로 이스라엘인에게 시간이란 신이 뒤로도 앞으로도 갈 수 있는 권한


안의 것이죠. 따라서 플라톤은 신과 시간이 별도라고 설명하는 겁니다. 


자유의지 이야기 나오는데 가장 난제로 보이는게 자유의지죠. 인간에게 100%의 자유의지가 있다고 학자들이 종종 주장하기도 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시절이던가 펠라기우스란 수사가 인간의 자유의지는 완벽한 것이라고 했다가 정통적인 교리에 벗어난다고 해서 이단이 됐죠.


자유의지를 타파하려고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유의지론'이란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루터 역시 '자유의지'를 갖고 당대의 지성 에라스무스와 논쟁을 벌였지만 루터가 이겼답니다. (개신교 측의 주장이긴 합니다만) 루터는 자유의지가 있


지만 그것은 신에게서 유래하는 완전한 자유의지가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죠. 


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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