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친구를 만나면 뭘 하나요

2011.12.26 22:57

에아렌딜 조회 수:1707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랑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삶은 늘 새로운 것의 연속이지만, 전 정말이지 이런 상황이 골치가 아파요.

무척 좋아하는 친구고 편한 친구지만, 그래도 마음 속 한 구석에서 얘가 날 불편하게 여기고 있으면 어쩌지 하는 의심 걱정이 끊이질 않아요.

 

 

전 친구들과 보낸 시간이 별로 없어요.

마음이 맞는 사람이 그리 없기도 하고...

누군가와 있는 시간 자체를 불편하게 여기기도 하고.

상대가 내가 있는 것을 좋지 않게 여길지도 몰라, 라고 생각하면 서로에게 불쾌한 시간이 될 거라는 걸 참기가 힘들어요.

 

무엇보다 힘든 건, 누군가의 호의를 얻어 본 적이 없으니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일수록 멀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고슴도치가 된 것 마냥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멀리멀리 거리를 두곤 해요.

두루뭉실한 호의만 가지고.

 

 

사는 데도 매뉴얼이 필요한가봐요.

차라리 대본을 정해 놓고 대본대로 살라고 하면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다 들곤 했지요.

생소한 것은 힘들고,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모르는 상황 앞에서 어떻게 할까, 생각하고 있자면 다들 절 느린 녀석 취급하고 그냥 지나가 버려요.

 

뭐 다들 그렇겠지요. 괜히 애정남이 인기를 얻겠어요. 허허.

 

그래도 이런 순간은 참 곤란해요.

그냥 있는 그대로 즐거운 시간은 어릴 적 이후로는 다 지나가버렸나 봐요.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해야할지(할 얘기도 없지만), 어딜 가서 뭘 해야 할지...

이상하죠. 옛날엔 그냥 만나면 반갑고 얼굴 보면 즐거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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