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정확히 말하면 오늘 아침부터)먹기 시작한 감기약입니다.

색깔이 고와서 살포시 올려보아요.



저 약들 중 초록색 투명한 캡슐은 3일전부터 먹기 시작했고 나머지 세알이 오늘 아침부터 먹기 시작한 약들입니다.

초록색 투명 캡슐은 촉감이 몽글몽글한게 하나 터트려보고 싶지만 제 건강을 위해 참고 있어요.





저는 감기에 잘 걸리는 체질입니다.


원래 알레르기비염도 있고 면역력도 남들보다 후달리는지 환절기 시즌, 장마, 겨울철이 되면 어김없이 감기에 걸리네요.


남쪽나라에 가 있었던 5개월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감기를 겪지 않는 기간이 3개월을 넘기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제 몸 생각하지 않고 쏴돌아다닌 영향도 크구요.


여튼 이렇게 걸리는 감기는 또 잘 낫질 않고 질질 끌면서 저를 괴롭힙니다.


특히 괴로운 것은 발작성 기침인데 목이 간지러워지면서 기침이 멎지 않고 연달아 계속 나오는 것이에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 나타날 지 모르는데 공공장소에서 기침이 터져나오면 저는 있는 힘을 다해 소리를 죽이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다보면 기침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한쪽눈에 눈물이 싹 고였다가 한 방울 주룩 떨어져버립니다.  그 상태로 입을 손으로 막고 숨을 고르면 나아지네요.

이번 감기에 걸린 뒤로는 어제 처음 버스에서 이 기침이 나와서 위의 과정을 겪었습니다. 아마 감기가 다 낫기 전에 몇 번 더 이런 상황이 지나가리라 예상됩니다.


결론은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 저 녹색약 좀 이뻐서 마음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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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중반에서 20대 초중반까지 저는 제가 스스로 살아간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 당시 끄적인 글들을 보면 제가 하루하루를 넘기는 상태는 페이지수를 알 수 없는 책을 읽는 상태였어요.


일기같기도 하고 여행기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하지만 - 로맨스가 빠진 점이 매우 유감인 - 크게 굴곡이 없는 이야기 책인것이지요. 


때로는 감정이 충분히 몰입할 만한 사건들이 있었지만 어느 순간 자각을 해 보면 이 책은 도대체 언제 끝나나 생각하며 책장을 넘기고 있는 자신이 보일 뿐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래도 그 당시의 제가 과거로 느껴질만큼 다르게 생각하고 있지만 그때의 조각들은 제 어딘가에 몇개 꽂혀서 아주 가끔 존재감을 표현합니다.


니가 아무리 노력해도 너는 이곳에서 제 3자야라구요.


모든 것을 성공적으로 끝낸 후, 마무리 지은 다음 홀로 남은 시간에 저는 앞선 빛이 거두어지는 것을 온 몸으로 채험합니다.


그 순간은 결국 또 이렇게 홀로 남게 되었구나 하는 점을 실감하지요.


지친 몸으로 집에 들어와 뻗어서 애처롭게 고양이를 불러도 고양이는 이런 눈총으로 쳐다보구요.







p.s. 결코 크리스마스 전전날 밤 동호회 연주회를 마치고 온 몸이 맛이 간 채 나홀로 눈내리는 밤 남태령 지옥의 고개를 넘어서

3시간만에 집에 도착해서 침대에 뻗은 채 고양이를 불렀는데 저렇게 저를 쳐다본 고양이 아롱이에게 삐쳐서 이 글을 쓴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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