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30 20:40
1.
김근태 의원의 애창곡은 "사랑의 미로"였다. 이 곡이 그의 애창곡이 된 사연은 가슴이 아려오는 이유였다. 고문을 당하며 고문기술자의 시계로 시간을 기억하고 머리를 내리치는 서류들을 보며 날짜를 되새겨야했던 그는 어느날, 자신의 아내의 생일이 그 날임을 깨달았다. 고문의 기간 동안 그는 아무것도 아내에게 줄 수 없음이 슬펐다. 그는 짓찧어지고 빠뜨려지며 혼절할 거 같은 시간들 사이에서 고문기술자들이 켜둔 라디오에서 나오는 신곡인 "사랑의 미로"를 어떻게 해서든 외웠다. 그리고 고문에 겨워 쉬어터진 목으로 그에게 다시 돌아온 주말, 면회온 아내에게 그 노래를 불러주었다고 한다.
많은 로맨스들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일화 한 구절. 제가 산하씨 블로그에서 관련 내용을 보고 무단으로 한 문단 내로 넣도록 축소재작성했습니다. 산하씨 블로그는 http://nasanha.egloos.com/ 입니다.
2.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그 사람이 권력을 가졌을 때 항상 세상을 좋게 하는 것은 아닌 만큼 그 반대도 역도 대우도 뭐 다 그런 거 같습니다. 그 사람에 대한 평가와 사회에 대한 영향의 평가는 서로 구분이 잘 되어야겠죠. 의도와 결과도 따로 평가해야할 테고. 뭐가 더 중요하다는 게 아니라, 걍 따로 평가해야 한다는 거.
3.
사랑하면 조건이니 나이니 종교니 집안 여건이니 하는 장벽 이런 거 다 상관없는 것이고 열정만 남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에 대한 사랑이어도 그렇지 않을까요.
4. 개인적으로 저 스스로는 1년전, 3년전, 5년전, 10년 15년전보다 항상 더 나아진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성실하게 삶을 걸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인지 뭐 지금보다 더 나은 결과는 그때로 돌아가도 불가능했을 거라고 (로또 번호랑 주식 시세표 몇장을 들고 돌아가면 또 모르겠습니...) 생각하고요. 그래서 그런지 전 나이 먹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도 딱히 없는 것 같네요. 내년엔 지금보다 조금 더 나아질 것 같고 더 뿌듯하게 살 것 같네요. 여전히 솔로일 거 같습니다만 결국 나이드는 공포를 안느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뻑 성실히 사는 게 아닌가 싶어요. 나태하게 살거나 혹은 열심히는 살아도 목표를 잃고 표류하던 시기 뒤에는 항상 힘겨웠던 것 같아요.
5.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진짜 천재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불안정한 감성을 갖고 이런 글을 써대지?
6.
놀고 즐기는 걸 영웅들을 이야기하며 죄악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합니다. 그 영웅들이 목숨과 가정을 바쳐서 만들려고 했던 것이 바로 우리 후배들, 자손들이 더 행복하게 놀고 즐길 수 있는 사회가 아니었던가요. 우리 자신이 영웅이 될 생각이 아니라면, 평범한 필부필부들은 그저 지금 이 여건만 후배들에게 이어주려고 노력하는 것만 하고 그 이외엔 웃고 떠들고 노는 게 그분들을 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