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런 사람들이 있는 커뮤니티를 좋아합니다. 커뮤니티가 건강하다는 증거니까요. (또한 아니오 하는 사람들도 좋아합니다.)

저는 대충 어떤 사건이 있을 경우, 너무나 당연한 문제에 대해서 아니오라고 던지는 사람들에 대해, 좀 더 깊숙하게 맞이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합니다. 가끔 너무 오만해져서 그 사람들이 바보가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개개인이 개개인으로 남아 있을 수 있는 이유는 내부 논리가 충실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가 다른 모임에 속하지 않다고 해서 그 모임을 단일화 시켜버리는 것에 대해서도 매우 싫어합니다. 그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각각의 이익과 (닫혀있든 열려있든) 여러 논리를 규합해서 그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서로가 서로의 집단에 대해서 알바라고 말한다면.. ...)

매우 거대하고 강력한 담론에 있어서, 그 거룡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미 거기에 대해서 상당한 고심을 하고 그렇게 말하는게 바보같다 하더라도 그 중에 단 한 부분이라도 옳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주장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 그 담론에 대해 옳은 부분을 나열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아니라고 말하는 (또는 네라고 말하는) 사람도 그에 대해서 거의 모든 부분을 생각했을테니까요.

그럴 경우에 간단히 그 사람이 어떤 논리를 가지고 강렬하게 주장할 수 있는지의 정수만 뽑아내고 빠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듀게의 많은 사람들이 반골기질을 가지고 있고, 전체주의에 대해서 언제든 반박할 준비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 이유는 언제나 내부에서는 논리가 경도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렇지 않음을 끊임없이 증명해나가며 나아가야 조금이나마 바보짓을 안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교양 속물의 면면이 논리적 경도에 대해서 반하기 위해 선택한 여러 개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목적인지 수단인지가 속물인가 아닌가를 나누는 거고.. 인지 아닌지는 자신만이 알겠죠..) 개인주의에 대해서 반대하시는 분들은 없을테니,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누가 잡아가는 것도 아니니, 협상 테이블에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와 그 논제의 핵심 명제에 접근하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들도 바보가 아니라구요. 뭐, 질문에 대해서 대답 안하는 떡밥 글은 댓글을 달 필요조차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개개인이 서로 다름을 가장 절실히 체감할 수 있는 때는 자신이 그냥은 못 넘어가는 (혐오하는/예민한) 바로 그 지점이 서로 부딧혔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나는 이것에 대해 무지하게 예민한데, 그것을 간단하게 그거라고 치부해? 확실하게 말해보자, 정말 그것이 그 칸막이로 나누어져서 그 정의에 들어가는지 안 들어가는지. 하지만 다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 아니라고 말한다면, 예민함은 살짝 접어두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캐내면 '아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그거였구나. 그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겠네'하고 휙하고 넘어가버리면 되겠습니다.. 저는 제가 상상속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했던 명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실상에서 나타날 때 정말 기쁘더군요. 적어도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어볼 수 있잖아요! 그리고 그 논리도 알 수 있고..

적어도 서로가 설득 당할 거라고 생각하고 협상 테이블에 양보할 의제를 올려놓고 있으신 거겠죠?


P.S.


말/글로는 다들 성자로 살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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