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06 23:58
도지사의 <태양의 계절> 범우문고 판을 구매 후 읽었는데 두가지 의문이 생기더군요. 일본어는 한자밖에 못읽고-_- 한자 읽는 법은 전국시대 물로 익힌 것이나마 떠듬떠듬 읽어보려고 원서를 찾아보려니 원서도 둘 다 품절이더군요. 그렇다고 원서를 읽을 수 없는데 원서를 주문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집에 돌아왔습니다.
의문점은 둘입니다. 범우문고 번역판에서는 원작의 내용을 전부 실었는지 궁금하고(분량이 대략 범우문고 판형으로 90 페이지 가량입니다) 번역이 시망인 수준이라(인명 번역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식 표현이 난무하고 문장을 통으로 옮겼는지 주어가 뭔지 싶은 것도 있고 읽는데 계속 덜컹거리더라구요;) 원문의 문장도 그닥 명성에 비해 별볼일 없는 수준인지 궁금합니다.
원문을 읽어보신 분 감상이 궁금합니다.
그후 일본어 공부삼아 원전으로 또 읽었구요.
뭐라할까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치기가 잔뜩 배어있다고 할까, 그런데, 그 치기가 그럴싸합니다.
자기 잘난 맛에 살고 순간의 감정에 충실한 그 시절의 정서를 잘 표현한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작가들은 대부분 젊은 시절의 처녀작들은 참 좋죠.
우리나라 소설가들중에서는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거의 드물지만, 일본에는 소위 젊은 시절에 놀았던 작가들이 쓰는 초기작들이 참 재미있는 게 많습니다.
우리나라 작가들은 그냥 범생이 타입이라면, 일본 작가들중 상당수는 한 주먹하고 한 미모하던 시절의 자기 체험담을 재미있고 폼나게 그려내는 타입이 많죠.
태양의 계절에서는 요트로 여자를 꼬시는 법이 나오고, 미시마 유키오의 단편에서는 우체통에 편지를 붙이는 여자를 꼬시는 방법도 나오고, 흑인 남자들과 엔조이하는 야마다 에이미의 초기작도 재미있고, 그룹섹스와 마약파티가 줄창 나오는 무라카미 류의 처녀작도 그럴싸하고..^^
물론, 나이 먹어가면서 대개 일본주의로 빠져서 급속도로 시망하는게 문제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