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김에 몇가지 잡담

2012.01.08 10:30

걍태공 조회 수:2769

1. 며칠전 지금까지 다녀온 나라의 숫자를 세어보았더니 아시아, 유럽, 북미, 대양주에 걸친 총 23개 국가더군요. 소위 육대주 중에 아프리카와 남미는 아직 못 가봤어요. 여행을 많이 다닌 분들에 비하면 많은 숫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적은 숫자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최근 수년간은 새로운 국가의 숫자를 전혀 늘이지 않고, 몇군데만 반복적으로 다녀왔어요. 오늘부로 가본 나라의 숫자가 하나 더 늘어 24개가 됩니다. 전혀 알지 못하는 나라다보니 새로운 곳을 방문할 때의 기대와 걱정, 그리고 긴장감을 오랜만에 느껴봅니다. 그간 가는 곳만 가다보니 걱정하는 것이 공항을 향하면서 여권을 챙겼는지, 가스불은 끄고 왔는 지  생각하는게 다 였거든요. 오늘은 출발하기 전에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인터넷에서 열심히 자료 수집을 하려 합니다.


2. 요 며칠 사이에 트롤링에 관해서 꽤 시끄럽더군요. 울컥할 때도 많지만 명백한 트롤링에 대해서는 관심을 안가지는 것이 최고라는 개인적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딴거 재미난 일 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에 그런데 시간쓰는 건 아깝지요.


낚시계에서도 트롤링은 금도죠. 어족 자원의 씨를 말리거든요. (응, 이건 다른 차원의 트롤링이던가?)


3. 새해 첫 영화로 장이모 감독의 새 영화  "Flowers of War"를 극장에서 봤습니다. 중국에서 중국 영화를 본다는 것으 상상도 않고 있었는데, 친구가 이 영화에 영문 자막이 붙어 있다고 귀뜸해줬기 때문이죠. 오오, 이렇게 기쁠수가! 한국에서도 외국인들을 위해 한국 영화에 영문 자막을 붙여주는 극장들이 있나요? 영문 자막의 질도 꽤 만족스러웠어요. 특히 크리스쳔 베일의 대사나 중국인 배우들의 영문 대사는 거의 완벽하게 자막화했더군요(웅, 이건 영문 대사를 영문 자막으로 표시한거니까 번역의 질과는 관계가 없는건가?). 여주인공이 장이모 감독이 새로 발탁했다고 하던데, 너무 너무 예쁘고 매력적이었어요. 중국에 예쁜 아가씨들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데, 예외는 어디에나 있는 법이에요. 


영화는 슬펐습니다. 난징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치고, 영화는 그렇다고 너무 센세이셔날하게 묘사하는데만 집중하는 것 같아서 조금 거북할 지경이었죠. 이 영화를 본 중국친구들은 일본에 대해 다시 한번 치를 떨게 된다던데, 영화를 보다보니 그럴 법하더군요. 등장하는 일본인들은 거의 예외없이 악마화되어 그려집니다.


숨어있던 밀덕으로의 본능은 영화에 등장하는 중국군의 장비에 대한 고증에 의문을 느끼게 했지요. 난징 방어군의 장비가 형편없어서 고전했다고 하면서, 마지막 남은 패잔병 소대가 보유한 장비들은 삐까번쩍한데다 주인공은 멀쩡한 스코프가 달린 스나이퍼 라이플까지 들고 다녀요. ;;;;;;

영화를 보면서 집에가면 난징 학살 당시의 중국군 장비에 대해서 조사를 해보겠다고 생각하고선 잊어버렸네요. 듀게에도 밀덕들이 좀 계신걸로 아는데, 30년대 후반의 중국군 장비에 관심을 가진 분까지는 없으시려나요.


4. 비가 추적이는 일요일 아침입니다. 아침부터 산책을 나와서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들고 앉아서 듀게질하고 있어요. 오늘보니 중국 스타벅스에서 본격적으로 무료 와이파이를 지원하기 시작했네요. 아이 좋아. 이제부터 좀더 자주 중국된장남 놀이를 해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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