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데이빗 핀처 감독의 <밀레니엄>을 보고 왔습니다.

극장을 급 찾아간 터라 예매도 하지 않아서, 무엇을 볼까 고민 끝에 듀게에서도 요즘 자주 보이는 밀레니엄을 봤어요.

 

사전 정보 없이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해서 이번 영화도 데이빗 핀처 감독 작품이라는 것과 엄청난 원작이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상영관에 들어갔다가 150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얼마나 몸을 웅크리고 바짝 긴장해서 봤던지요.

으스스한 분위기가 걷히고 난 후에 몸을 살짝 폈는데 갈비뼈 부근이 욱신욱신하더라고요.

워낙에 스릴러 영화는 못 보는 터라 더 힘들었어요.

강간 장면이 있을 줄은, 게다가 그렇게 적나라할지는 감히 상상도 못 했어요.

끔.찍.했.어.요. ㅜ_ㅠ

감독님 전작은 소셜 네트워크 밖에 안 본 터라 이렇게 잔혹할 줄도 몰랐고요.

그래도 두 번쯤 눈 가린 것 이외는 빠뜨리지 않고 열심히 봤어요.

두 시간 삼십여 분이 짧은 시간은 아닌데 화면에서 눈 돌릴 틈조차 안주더군요.

방예르 가의 방대한 인물 소개는 조금 헛갈렸지만요.

 

근데 마르틴이 죽고 나서 미카엘이 아니타(실종된 하리에트의 친척 - 실제는 하리에트)의 집에 방문해서

마르틴의 장례 소식을 전하면서 도청 장치(?)를 설치하고 돌아온 후에

리스베트가 아니타의 컴퓨터를 실시간으로 해킹하는 장면에서

카드 게임을 하는 화면이 뜨자 "요즘도 이런 고전 게임을 해?"라고 말하잖아요.

어디에도 전화를 걸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리스베트는 '하리에트가 살아 있지 않음'을 이야기했고요.

그러고 나서 미카엘이 다시 아니타를 만나서 대화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니타 = 하리에트임을 어떻게 알게 된 거죠?

 

그리고 이 영화의 오프닝 음악은 굳이 분류하자면 어떤 장르인가요? 다른 비슷한 음악이 있다면 찾아 듣고 싶어서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OST중 'O...Saya' 가 살짝 떠오르기도 했는데, 결론은 '아- 좋다!' 제 취향이에요 +ㅁ +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리스베트가 미카엘 아저씨에게 크리스마스 카드 쓸 때.

짧은 머리를 대충 끝에만 쫑 묶어 다니던 리스베트가 처음으로 양갈래로 땋은 머리를 하고 나와서 카드를 쓰는 모습이 예뻤어요.

 

근데 미카엘 아저씨, 뭔가요. -_ -

딸이 온다고 뻥 쳐놓고 원래 애인과 함께 히히호호;

리스베트가 회사 앞에 찾아왔을 때 건물 안의 그 애인님 눈치를 슬쩍 보며 담배 끊었다 할 때부터 짐작했지만...

리스베트에게 감히 상처 주다니 ㅜ_ㅠ

 

몇몇 장면의 충격 때문에 쉽게 추천은 못 하겠지만, 저는 좋았어요. 여운도 길고요.

원작을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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