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년 책 선물을 다 발송하였는데 한 분이 쪽지를 확인하지 않으셔서 못 보내드렸습니다.

그런데 보니까 쪽지함이 사라졌네요. 어떻게 연락을 취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해당 책은 제가 가지고 있고요. 닉네임이.. '재클린'님이었습니다. 혹시 보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2.

 

쪽지로 책 추천을 받았지요.

이 리스트도 따로 정리해두지 않았으면 다 사라질 뻔 했어요.

 

리스트를 공유하면 좋겠다는 조언이 있어서 추천 사유는 빼고 공개합니다.

추천해 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려요.

 

책 선물은 받지 않으시면서 좋은 책들을 추천해 주신 분들도 계셨기 때문에,

저 혼자 새해선물을 많이 받은 것 같아서 듀게에 좀 빚진 기분이었는데

리스트를 공유하는 것으로 풀어봅니다.

 

-

무라카미 하루끼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지장의 "마음을 열어주는 행복한 생활명상"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방법

나의 아버지 박지원

천일의 앤 불린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

아르까지 스뜨루가쯔끼, 보리스 스뜨루까쯔끼. 석영중 옮김.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 년] / 열린책들

다닐로 키슈. 조준래 옮김. [보리스 다비도비치의 무덤] / 책세상

보리스 싸빈꼬프. 정보라 옮김 [창백한 말] / 뿔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정보라 옮김 [구덩이] / 민음사

후안 룰포. 정창 옮김 [빼드로 빠라모] / 민음사

V.S.나이폴. 이상옥 옮김 [미겔 스트리트] / 민음사

카렐 차페크. 김선형 옮김 [도롱뇽과의 전쟁] / 열린책들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 김성일 옮김 [대중의 취향에 따귀를 때려라] / 책세상

찰스 부코우스키. 석기용 옮김 [팩토텀] / 문학동네

톤 텔레헨 글. 악셀 셰플러 그림. 김영진 옮김 [다람쥐가 보낸 편지] / 비룡소

이문구의 <문인기행>

미셀 투르니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

 

3.

 

요즘 부쩍 듀게에 책 이야기가 많이 올라오는 것 같아요.

전에도 드문 편은 아니었지만, 빈도수도 잦아진 것 같고 독서모임도 있고.

참여는 한 적 없지만 보는 것 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언젠가 참가해 보고 싶어요.

 

사실 전 책이 많지 않아요.

일주일에 세 권 정도 읽으면 많이 읽는 거고. 한 권도 못 읽을때도 많아요.

물론 만화책은 매일; 반복해서 읽지만.

 

안 읽은 책이 쌓여있으면 상당한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새 책을 막 지르지도 못해요.

돈이 없다는 이유가 제일 크긴 하지만..마무리 못한 숙제 같아서 새 책을 사거나 할 수가 없게 돼요.

어쩐지 불편하고. 안 읽은 책에 대한 저의 심리적인 허용치는 세 권 정도인 것 같아요.

이렇게 지속적으로 부담만 가지고 있다가 어느 날 작정하고 읽게되면 또 즐겁지가 않더라고요.

 

도서관에서 빌려읽는 것도 별로예요. 활동반경에 도서관이 없기도 하거니와

조심해서 읽어야 하고, 시간 내에 읽어야 하고, 빌려와야 하고, 없으면 기다려야 하고, 다 보면 갖다줘야 하잖아요.

다시 말하면 게으르고 부주의해서 그렇죠. 도서관 활용 잘 하시는 분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끈기도 없어서 만화책 빼면 전집류도 없어요.

소설같은 건 10권짜리 같은 것도 있기는 한데 사실 끝까지 읽기전에 지루해 할 거라는 걸 스스로 아니까

되도록 단편 위주로 고르게 되더군요. 어떤 작가의 책도 자기 복제가 되는 것 같아, 라는 생각이 들면 그만보게 되는데

단편 위주로 골랐을 때 한 작가의 책을 4권 정도 보게 되면 슬슬 익숙해지는 것 같았어요. 체감상.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책을 버린 것은 딱 두번인데

한번은 이사하는 날 비가 와서 노끈으로 묶어 내놓았던 책들이 홀딱 젖었는데 되살릴 엄두가 나지 않았을 때랑

한번은 동거하던 고양이들이 책더미 꼭대기에서 볼일을 보셔서...

 

책장에 책이 안 들어가면 무더기로 쌓아놓아요. 차곡차곡 쌓는것도 아니고..;

책상 끝쪽이랑 원목벤치 위에 구멍 뻥뻥 뚫린 젠가처럼 쌓여있는데, 그런 책더미에다 실례를 했던 거죠. 

 

다른 사람들 보면 책장 정리도 뭔가 원칙이 있고(!) 질서정연하게 해 두시던데

저는 책장을 처음 산 바로 그 순간-이외에는 절대로 그 상태가 유지되지 않아요.

몇 년 전에는 예를 들면 나라별로, 라든가 정리를 하기는 했었던 것 같기도 한데.

 

4.

 

제 책이 정리가 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책을 읽는 저의 버릇에 있어요.

저는 책을 다 보고 나면 다른 책들이랑 짝을 짓는; 습관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아라빈드아디가의 '화이트타이거'를 읽었는데, 다 읽고 나서 짝짓기를 합니다.

주제가 아주 많아요. 책 보는 시간보다 짝짓기 시키는 시간이 더 걸려요. 예를 들면,

 

ㄱ) 화이트타이거와 만다라(펄 벅)

- 만다라에 나타난 인도와 화이트타이거에 나타난 인도의 차이는 무엇이고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ㄴ)  화이트타이거와 구아바(키란 데사이)

- 인도 현실을 비추는 풍자에 대하여

 

ㄷ) 화이트타이거와 파이이야기(얀 마텔)

- 억압에 대한 사회적인 극복과 개인적인 극복의 방식 차이에 대하여

 

ㄹ) 화이트타이거와 침실로 올라오세요 창문을 통해(마리아산토스페브레스 外)

- 외부의 시선에 의해 강요된 인도(목가적,영적)와 현대 인도 작가가 그리는 현대 인도

  외부의 시선에 의해 강요된 라틴아메리카(마술적사실주의)와 현대 라틴 작가그룹이 그리는 현대 라틴아메리카

 : 공통점이 있을까?

 

이런 식으로 생각나는 다른 책 한 권과 금방 읽은 책을 주제별로 계속 짝짓기 하는 거예요.

그리고 과연 이게 억지스럽지는 않은지(비교가 타당한지), 어떤 차이가 나올 수 있는지,

좀 더 생각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내용이 필요한지 생각해보는거죠.

책 한권에 세계가 하나 들어있다면, 다른 책들이랑 엮어보면서 세계를 많이 많이 만드는거예요.

 

정말 쓸데없고 시간만 많이 걸리는 일인데 재미있어서 하다보니 습관이 되었어요.

히키코모리 같기도 하지만... 요즘은 어떤 책을 보면 아, 이 책 어떤 책이랑 비슷해, 라든가

어떤 책이랑 주제는 같지만 풀어내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잖아, 같은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어요.

 

웃긴건, 앞에서 말한 것처럼 제가 가진 책이 몇 권 되지도 않는데도

주제에 따라서 어떤 책이든지 엮을 수 있다는 거죠. 그게 이 놀이의 매력이예요.

한 권 가지고 일주일쯤은 만족스럽게 시간을 죽일 수 있죠.

 

단, 저런 식으로 어떤 책을 읽을 때 마다 전혀 상관없는 책들을 찾아서 늘어놓고 다시읽고 붙여놓고 하다보니

인도 소설들 사이에 '우리가 몰랐던 아시아'라는 책이 뜬금없이 들어가버린다든가

대지 옆에 있던 만다라가 인도소설 그룹에 들어가버린다든가 하게 되고요.

그리고 다른 책을 읽으면 또 뒤죽박죽이 돼요. 그러니 책장정리 같은게 되지가 않는 거예요.

 

심지어 화이트타이거 놀이를 하기 전에는 파이이야기가 동물들 책 그룹에 섞여있었을 정도.

그 땐 파이이야기와 코끼리는 아프다를 가지고 동물원이라는 시스템에 대해서 생각했었거든요.

 

이 놀이의 단점은 하는 동안 재미있지만 하고 나서 남는게 없다는 것. 내 사는데 아무 도움이 안된다는 것..

누구한테 나 이러고 논다고 말하기도 뭐하다는 것. (히키코모리라고 오해할까봐)

 

다른 분들은 책을 어떻게 읽으시는지 궁금하네요.

뭐든지, 자기만의 방식이 있으면 즐거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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