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기질과 특성,재능 등등이요.
명절에 신랑의 큰집에 갔어요.
그 집에 7살 딸이 있습니다.
통통하고 귀엽고 순하고 애교도 많아요.
애가 피아노를 치더라고요.
아직 배우지는 못해서 잘 치지는 못하고 똥똥거리면서 좋아합니다.
제가 뽀로로 타이틀곡을 쳐줬더니 깔깔 웃으며
"작은 엄마,이것봐요,나도 할 수 있다" 흉내내며 자그마한 손가락을
움직여요.
그런데.
똑같은 피아노를
아들에게
들이대면
피아노 위에 얹혀져 있는 제 팔을 상위에 물건 치우듯이 확 치워버린 후
가장 낮은 음 부터 가장 높은 음까지 손가락하나로
하나하나 두드려보는데
가장 낮은 음이 갖고 있는 괴상한 음질에 집착하며 히히거려요.
그리고 페달이 달려있는 걸 신기하게 여깁니다.
페달이 뭐냐고 물어요.
아마도 차의 악셀레이터를 연상시켰나 봅니다.
밟으면 소리가 퍼져,했더니
제일 높은 음-피아노 가장 우측에 있는 건반-을 두드리더니
"이건 왜 페달을 안 밟았는데도 소리가 퍼져?"
아,이걸 어떻게 설명해줘야 하지?
실제로 그 답을 모르고
그 원리를 안다해도 애한테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어렵고 난감해요.
식은땀이 나고 긴장이 되요.
뭐랄까 이 애는 피아노를 어떤 하나의 기계틀로 보고
작동원리를 궁금해하는 구나,싶어서
신기해요.
애가 과학적인 원리에 집착한다는 건 한편으론 좋아요.
하지만 부모로서 피드백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 있어요.
아까의 큰집딸은 기쁨을 줘요.
애가 저를 보고 미소지을때 굉장히 사랑스럽고
함께있어서 좋다,라는 충족감을 줘요.
하지만 저의 아들은 그렇지 못하죠.
가뭄에 콩나듯 하는 애정 표현에 부모로써 목말라 있는 부분도 있죠.
애를 엔지니어로 키워야겠어요.
7살쯤 되니깐 애가 어떤 인간인지 대강 각이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