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성희롱에 대한 생각...

2012.01.30 19:50

구름이 조회 수:1894

나꼼수 논란을 지켜보며 성희롱에 대한 옛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2008년도에 1년간 해외 봉사활동을 다녀왔는데, 그 때 안전 교육과 함께 성희롱 예방 교육도 이수했거든요.

모든 봉사단원들은 성희롱 예방 교육을 이수해야 하죠. 문화와 언어가 다른 해외에서 지내다 보면 "성"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거든요.


그 교육을 마친 후, 다른 단원들과 이야기를 했는데 해외에 많이 나가본 단원들은 이슬람 문화권에서 활동하는 것에 예민하더라구요,

이슬람 문화는 자기 나라의 여성들에게는 히잡을 씌워서 가리잖아요. 그러다 보니 성, 특히 외국인 여성의 몸을 물건처럼 생각한다는군요.

몸 여기 저기를 들어내며 거리를 활보하는 외국 여자들을 보면 서슴없이 가슴이나 엉덩이를 만진다는 거죠. 

그 사람들에게 외국인 여자는 사람이라기 보다 걸어다니는 인형에 가까운 듯 해요. 여자가 만지는 것에 항의하면 그냥 때리는 경우도 있고요.


이렇게 다양한 성에 대한 답론이 오가는 중, 소속된 봉사단체에서 실제 일어났던 성희롱 사건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당사자는 20대 초반의 여성과 군에서 퇴역한 60대의 남성 사이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두 사람은 한 숙소에서 지냈는데 남자분은 샤워를 한 후에 여자분에게 수건을 가져달라고 하거나, 여자분이 있는데도 포르노를 보았다는군요.

여자분이 이 일로 항의를 해도, 뭐 그런 것 가지고 그러냐 난 너한테 별 생각 없다는 식으로 대처했고, 봉사 기간의 단체장도 별 일 아니잖아 라고 반응했다네요.

그래서 여자분은 봉사 기간을 포기하고 한국에 귀국해서 인권위에 진정을 넣는 큰 사건이 되버렸다고요.


성희롱 교육의 결론은 남이 어떻게 생각하든 내 몸에 대해서 내가 기분이 나쁘다면 그건 성희롱이다 라는 대명제입니다.


이 커다란 가르침을 배우고 집에 돌아왔는데.... 집에 돌아온지 얼마 안 되서 저도 성희롱 상황에 빠져버렸습니다..--


문제는 제 짐을 옮겨주러 온 남자인 친구 녀석때문이였죠. 짐을 다 옮기고 난 후 잠깐 둘이 침대에서 이야기를 했는데 이 녀석이 

"야, 우린 이제 한 이불을 덮고 잔 사이야." 하는 겁니다. 그러더니 "한 번 안아보자." 하고 포옹을 하고 돌아간 겁니다.

그 때의 제 기분은 이건 성적인 의미가 있는 발언 같기도 하고 뭔가 성희롱을 당한 것 같긴 한데 일 도와주러 온 친구한테 사과하라고 해야 하나....말아야 하나

'그래도 오늘 성희롱 교육을 받았잖아. 그래, 내 성은 나의 가치니까 솔직하게 이야기 하자.' 하고 이야기 했다가 둘이 대판 싸웠습니다...^^;


친구의 주장은 난 가족들 아니면 함께 자지 않아. 난 너를 가족같이 생각해서 짐도 옮겨주고 그런 말도 한 건데 나를 파렴치범으로 모냐! 하는 거였죠.

둘이 실컷 말싸움하고 나중에 화해하긴 했지만...


어찌보면 성희롱이라는 것은 상대를 너무 가깝게 여기거나 너무 무심하게 대하다 보면 일어날 수 있는 사고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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