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섹드립이나 성적 농담은 안하는게 최선이라는 글을 봤는데 대체로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걸로 농담을 제대로 친다는 것은 개그감각 최상위 0.1% 정도의 사람에게나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신동엽이나 유희열이 치는 섹드립에는 아무도 기분 나빠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섹드립을 제대로 칠 줄 극히 드문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섹드립을 제대로 치는 데에는 그 농담에 관계된 모든 정황들(때, 장소, 농담을 듣는 사람들의 성별ㆍ성향ㆍ연령ㆍ지적 수준 등등)에 대한 매우 예민하고 정확한 파악과

그에 대응하는 적절하고 섬세한 수위의 조절(너무 높아도 너무 낮아도 농담은 실패하며, 그 순간의 가장 적절한 수위라는 것이 있습니다)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걸 종합해서 '개그적 사고력'이라고 하겠습니다.


(발화자의 성적 매력도가 유일한 성공 요소라고 주장하신 분의 글을 보았는데,

그것도 필요조건일 수 있지만 절대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그것은 부차적인 요건에 불과하며, 오히려 전술한 나머지의 '개그적 사고력' 요소가 훨씬 더 본질적인 성공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의외로 "PC함"(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공정성)에 대한 날카로운 감각까지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 규칙을 어기면 그건 실패한 농담이 되는 거죠.

PC를 어기는 사람은 일부의 사람은 웃길 수 있어도 그 농담을 계속 칠 수는 없을 겁니다. 

(바보가 아니라면 그 농담으로 인해 누군가의 얼굴이 굳어지는 것을 눈치채겠죠. 

혹은 그것도 눈치 못챌 정도의 바보라면 원래 제대로 된 개그를 칠 수조차 없습니다)

혹은 누군가의 증오를 계속 받게 될테니 그걸 성공한 농담이라고 보기 어려죠.



개그는 개그감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재미있는 농담 몇 개를 외운다고 해서 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상황에 대한 심층적ㆍ다면적 이해ㆍ분석 능력과 그에 가장 적확한 논리와 수위의 농담을 상황에 적용해내면서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들어가는 순발력까지 필요한,

인간이 하는 언어생활의 가장 높은 수준의 지능을 필요로 하는 예술행위에 가깝죠.

게다가 그것이 성적 농담이 되면 그 가장 적절하게 치고 들어가는 지점ㆍ수위를 잡아내기가 "훨씬 더" 어려운 난이도의 일이 됩니다.


유희열이 성희롱을 일삼는다고 싫어한다는 어떤 분을 보았는데 

그 분은 남자일 거라고 생각하고, 그 분 같은 분이 바로 성적 농담을 절대로 하면 안되는 분입니다.

유희열의 섹드립은 앞서 말한 규칙들 속에서 발화되는 매우 성공적인 드립들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러므로 그걸 듣는 여자들도 기분 나쁘지 않은 겁니다)

그걸 이해하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성희롱이라고 파악하는, 농담에 대한 감각이 매우 떨어지는 분이기 떄문이죠.


다시 말하지만 섹드립이나 성적 농담은 안하는게 최선이라는 주장은 대체로 맞는 이야기입니다.

앞서 말한 수준의 농담을 칠 정도의 개그감을 갖는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우리는 섹드립을 치지 말도록 하고,

신동엽과 유희열은 존경하면 된다는 것이 제 결론이 되겠습니다.



P.S.

아, 그런데 언젠가 신동엽과 유희열도 개그감이 떨어져서 섹드립이 아닌 성희롱을 하게 되는 날이 올 수도 있겠죠.

그러나 바로 그 때 그들은 그걸 스스로 그만둘 겁니다.

자신들이 더이상 성공적인 농담을 하지 못하게 되면 그것 역시 제대로 파악할 정도의 감각이 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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