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말고도 이번 소동을 보며 레진닷컴의 축전 이벤트가 떠올랐다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레진닷컴은 19금 얘기들을 주로 다루는 유명 블로그입니다.

그 블로그의 여성 독자(?)들이 블로그 방문수 100만 Hit, 200만 Hit 뭐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축전이랍시고 본인의 벗은 몸을 찍어서 쥔장인 레진에게 보냈습니다. 그럼 레진은 그 사진들 중 일부를

(그의 말에 의하면 포스팅하기 곤란한 수위의 사진들도 있다고 합니다) 포스팅했고,

댓글은 온통 찬양 일색으로 넘쳐났죠.

아마 레진에게 자신의 몸을 찍어서 보낸 여자들은 댓글을 보며 뿌듯함을 즐겼을 겁니다.

 

이번에 나꼼수에 비키니 사진을 보낸 여성도 레진 닷컴에 축전을 보내던 여성들과 하나도 다를 게 없다고 봅니다.

이슈를 노렸겠죠. 기사화된 내용을 보니 지리산 종주 중에 찍은 사진이라고 하더군요.

뻔히 실외 온천에서 찍은 사진으로밖에 안 보이는데 '지리산 종주'라는 그럴싸한 포장까지 덧붙였습니다.

만약 제가 나꼼수 관계자였다면 그 사진이 올라온 것을 인지한 순간부터 이슈화를 막았을 겁니다.

제가 뭐 대단한 엄숙주의자라서가 아니라 그 사진과 내용을 보면 의도가 뻔히 읽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진우 기자는 취재하러 다니느라 바빠서 웹상의 그런 유희를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는지

순진하게도 '코피 조심'이라는 멍청한 멘트까지 트위터에 올려가며 이슈화에 불을 댕겼습니다.

그 결과는 보시는대로 수많은 말들이 오고 가는 중이죠.

개인적으론 이번 일이 성희롱 차원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여성을 타자화 시켜 대하는 태도가 문제라는 얘기에 공감합니다.

애초에 나꼼수의 여성 지지자들을 조금이라도 의식했더라면 그런 바보같은 비키니 축전에

적어도 나꼼수 멤버들은 그런 식으로 반응하지 말았어야 하죠.

아마 김용민과 주진우가 멍청하게 굴어서 일이 커진 것 같은데 김용민은 이전에도

비슷한 문제를 일으켰던 적이 있는 걸로 기억하고...

김어준이 이번 일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어떤 잘못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군요.

 

 

 

아.. 이번 소동을 보고 생각난 일화가 뭐냐면.

 

정확히 기억하긴 힘든데 레진 닷컴에서 이른바 축전과 관련해 재밌는 소동이 벌어졌던 적이 있습니다.

한 여성이 풍만한 자신의 가슴 사진을 찍어 레진에게 축전을 보냈고 레진은 그 사진을 포스팅했죠.

여느 축전 포스팅과 마찬가지로 그 게시물엔 찬양 릴레이가 벌어졌습니다.

사진의 주인공도 댓글로 감사 인사를 남기고 뭐 그랬죠.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가 사진의 주인공을 비난하는 댓글을

남겨서 논란이 됩니다. 사진의 주인공과 더 나아가 그 사진을 보고 찬양을 펼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비난의 댓글을 남겼던가 그랬습니다.

당연히 댓글란은 난장판이 되고 레진닷컴의 수많은 남성 독자들이 한 몸이 되어 그 누군가를 열심히 깠죠.

그러다가 레진이 폭탄을 터뜨립니다. 해당 사진의 주인공과 그 사진을 비난하는 익명의 누군가가 동일인이었던 것이죠.

티스토리는 댓글을 남기면 관리자 모드에서 IP를 확인할 수 있는데 레진이 보니까 두 인물의 아이피가 동일했던 겁니다.

 

여기서 그녀는 자신이 병원에 입원 중인데 누군가 자신이 입원 중인 병원 컴퓨터로 레진닷컴에 접속해

문제의 댓글을 남긴 것 같다고 변명합니다.

저는 거기서 그녀가 차라리 '온통 셱스밖에 모르는 네놈들의 이중성을 시험해보고 싶었다!'고 

주장했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그녀는 이해 안되는 행동을 한 후에 이해 안되는 변명을 늘어놓았죠.

 

그러자 결국 다른 자들이 이른바 신상털이를 해 사진의 주인공이 오유의 네임드 유저란 것을 밝혀냅니다.

신상이 털리자 그녀의 얼굴을 확인한 이들은 이번엔 다들 한 입으로 그녀의 외모를 비하하기 시작했죠.

애초에 가슴만 보고 대단한 가슴이라고 열나게 빨아대던 인간들이 갑자기 그녀를 돼지라고 놀려대기 시작한 겁니다.

조삼모사의 원숭이가 생각나더군요. 그들과 같은 남자라는 사실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가슴사진 보고 핡핡거릴때는 언제고. 그럴 거면 애초에 신체 일부만 찍힌 사진을 보고 그렇게 발기탱천하질 말든가.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런 식입니다. 뭔가 삘이 꽂히면 이성이 마비돼버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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