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과 노래들과 망상과 바낭

2012.02.06 04:45

산체 조회 수:1018

1. 새해 소망. 새해 망상.



얼마전 이런 우스개소리가 돌았죠. "'거짓말'이라는 제목의 노래"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난 니가 싫어졌어 우리 그만 헤어져

가 생각나면 늙은거고,


암쏘소리 벗알러뷰 다 거짓말

이 생각나면 아직 어린거라고.


그런데 만약

잊어줘, 바보처럼 잠시 지내줘...

라는 가사가 떠오른다면 그 사람은 필시 상종불가 구제불능의 인사일 것이 분명합니다.


올해도 잊지 않고 새해가 되어 올해의 소망 목록을 작성할 때 빼먹지 않고 추가를 시켰습니다. 어쩌면 이거 때문에 새해 소망목록을 작성하는 것인지도 몰라요.


이규호 2집 발매. 새해에는 꼭.

아마 올해도 안나오겠지만, 그래도 사람일은 모르는거니까.




2. 기억 상실.




아쉽지만 이것도 거미씨 노래는 아닙니다. 웃을 때 눈이 어여쁜 반달 모양이 되는 오소영씨 노래에요.


이 노래가 나온지도 벌써 10년이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노래를 처음 들을 때만 해도 저는 10대였는데, 이 노래를 처음 듣던 그 순간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해요.


뭐 이딴 가사의 노래가 다 있어


라는게 그 당시의 솔직한 제 심정이었습니다.


조근조근한 목소리와 어울린 이 노래의 가사는 우스웠고 쓸쓸했고 막막했습니다. 이렇게 조용조용한 노래가 이토록 강렬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게 신기했어요.

어쨌든 제 이십대는 이 노래 가사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 채 지나온 것 같습니다. 조금 떨어져 보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이제나 저제나 막막한건 참 한결같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앞으로도 그렇겠죠. 슬프거나 절망스럽기 보단 그냥 답답하고 막막할 뿐입니다. 내가 있는 여기가 어딘지, 도대체 여기서 무얼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그토록 인상적이었던건, 이 노래가 저의 앞날을 예견했기 때문인 것도 같습니다. 담담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운명적인 메세지라고 뻥을 쳐보겠습니다.


특히 이 노래 가사의 일부는, 제 앞날 뿐 아니라 제 인생의 태도를 너무도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비틀즈코드를 볼 때 처럼 소름이 돋기도 합니다.



될대로 되라지.




3. 사상 최대의 피쳐링.




라디오헤드와 함께 스톤로지즈가 지산에 온다고 합니다.


작년에 악틱 몽키즈가 올 때에도 침만 질질 흘리고 시간도 없고 돈도 없다는 핑계로 가지 못했는데 올해에는 남는 시간에 혼자서라도 가봐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저는 왠지 남들이 다 좋다고 하면 배알이 꼴리는 못되쳐먹은 근성을 지닌 놈이라 라디오 헤드보다는 스톤로지즈에 더 관심이 갑니다.

스톤로지즈 노래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바로 이 elephant stone인데, 인트로부터 끝날 때까지 모든 순간이 매력적인 이 노래와 관련된 제 망상을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그러니까 후렴 부분에


seems like there's a hole

in my dream~ in my dream~


할 때 갑자기 아이유가 난입하여 in my dream을 같이 합창하는 겁니다. 노래 마지막 in my dream은 당연히 삼단고음으로 처리를 해야겠죠.


스톤로지즈와 아이유의 역사적인 합동 공연에 페스티벌에 모인 관중들은 너무도 흥분하여 펜스를 무너뜨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유혈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들의 열기는 걷잡을 수 없을 겁니다.

만약 제가 그 장면을 보고 있다면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고만 있겠지요.  흐엉흐엉하고 소리내어 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여러분 모두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럴리 없다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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