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09 03:10
솔직히 저도 이 논란이 지겹습니다. 얼른 빨리 후딱 마무리되고 평화가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올리는 글입니다.
밑의 arcana 님 글을 보고 살짝 용기를 내봤습니다. 개인 블로그에 썼던 거라 반말입니다. 이 점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논의를 살펴보면 대부분 비키니 사진을 찍어서 보내고 올린 행위가 아니라 나꼼수 일당(?)의 발언이 문제라고 전제를 잡고 있는 듯하다. '삼국카페'의 성명에도 '비키니 사건'이 아니고 '코피 발언 사건'으로 불러야 한다는 언급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시각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건의 발단이 된 사진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맞다.
문제는 이 비키니 사진만을 놓고 봤을 때 이 이미지 자체가 노리는 바가 무엇인지, 무슨 메시지를 의도하고 있는지 도통 모르겠다는 점이다. 굳이 유추하자면 "비키니 응원" 내지는 "비키니 시위" 정도의 의의밖에 생각할 수가 없는데, 그래도 BBK-정봉주 사건에서 성적 코드가 개입되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이 두 가지가 무슨 관계를 맺고 있는지는 도무지 명확하게 해석되지 않는다. 그나마 비슷한 케이스를 떠올리자면 월드컵 때마다 등장하는 응원녀 정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성적대상화" 같은 비난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인데, 사실 BBK가 월드컵 같은 축제는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고 이 여성이 외국에서 종종 벌어지는 나체 시위의 전통을 도입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슬럿워크(잡년행진)처럼 여성의 헐벗은(?) 패션이 등장해야 할 명분이 명확했던 케이스와 비교해본다면, 여기서 비키니는 그냥 난데없이 툭 튀어나온 것이다.
나는 비키니 사진을 찍은 당사자를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성별을 막론하고 그런 사진을 찍을 권리야 누구나 갖고 있다. 다만 이 사진은 BBK-정봉주라는 컨텍스트와 다분히 거리가 먼 그냥 "질이 낮은 이미지"라는 것이다. 나꼼수 식의 유머를 의도한 것이라고 해도 별로 웃기지가 않는다. 다시 말해, 솔직히, 이게 어디가 웃긴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애초에 방송에서 언급할 정도로 잘 만든 응원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런 점들을 생각해 볼 때 이번 소동과 가장 유사한 케이스는 임재범의 나치 제복 퍼포먼스 논란일 것이다. 임재범은 당시 나치즘에 반대하는 의미로 제복을 입고 나온 것이라고 변명했다. 하지만 그 변명은 별로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그냥 제복이 멋있어서 좋아할 뿐이라는 설명이 차라리 더 그럴듯하다. 당시 진중권은 이를 두고 '공연윤리'보다 '공연미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그 퍼포먼스를 그냥 "구린 미감"이라고 논평했었다. 잠시 그의 칼럼을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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