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하하. 제가 생각해도 이상하네요.

저희 집안엔 기독교 신자가 한명도 없거든요. 부모님은 불교신자고요.

그런데 어제 꿈에서 몇명이나 십자가에 못 박히는 꿈을 꿨어요.

일어나서 심란했어요. 일단 사람을 제가 못 박았다는 점에서..;; -_-ㅋㅋ 
제 시점은 십자가에 못 박힐 사람이기도 했고 못을 박을 사람이기도 했어요.
꿈은 종교 행사장도 아니었고 성스러운 분위기도 아니었답니다.
저희 아버지가 행위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 일종의 퍼포먼스를 하던 중에 일어난 일이에요.
저는 아버지 자식인데도 못 박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아마도 자기 예술의 완성도를 높히기 위해 자식을 팔아넘긴듯-

그 전시장까지 아버지랑 아버지 애인이랑 (여기서부터 벌써 별로 경건한 분위기가 아니죠...)

기타등등이랑 쪼그만 경차를 타고 붕붕 다리로 된 고속도로를 달렸어요.

가는 도중에 계속 도망갈 생각을 하고 있었고요. 당연히 하기 싫죠. 진짜로 못 박는건데. 와. 나 참.

가는 길에 들린 아케이드에서 엄청 귀엽게 생긴 박쥐들이 막막 기둥에 일렬로 여러마리가 서있는거에요.

그래서 와 귀엽다. 진짜 귀엽다. 이러면서 지나가는데 박쥐들이 갑자기 쓰윽

(동물의사 닥터 스쿠루에 까마귀와 유교수가 싸우는 편 본 분들은 아실듯.)

날아다니면서 똥을 투척하는거에요. 나쁜 놈들. 꿈에서 똥 맞았어요.

게다가 저는 엄청 피하려고 애썼는데 따라오면서 아직 소화도 덜 된 똥을 찍찍 날려서 신발에도 머리에도 어깨에도 또르르

대충 씻고 다시 차를 탔는데 머리에 붙은건 완벽하게 제거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워했어요.

그리고 진짜 전시장에 도착! 큰 십자가가 3개있었고 저는 완전 심장이 쪼그라 들었어요.

어느순간 제가 아버지 시점이 되었나 아버지 조수 시점이 되었나 그래가지고는

불쌍하게도 저를 따라온 귀여운 친구를 매달아서 못을 박았습니다.

십자가는 높지 않고 제가 못 박기 적절한 위치에 있었어요. 그래서 편했습니다.

못박는 행위는 진짜였는데 모인 사람들과 예술계 인사들은 당연하다는 듯 우리를 일종의 정물이나 도구로 받아들였어요.

저는 망설이다가 죄인을 잡고 있는 사람의 다그침에 망치를 꽝꽝 두드렸는데 중간에 자꾸 못이 꺾여서 답답했어요.

그러자 옆사람이 그냥 쾅쾅 내리치면 들어간다고 해서 못 대가리가 어긋나든말든 두드렸어요.

그러는 중에도 3명의 못 박힌 사람들의 못 위치가 동일하지 않아서 답답했어요.

현실에서도 저는 이왕이면 열맞춰서 놓아두는 사람이라...=_=

제 기억에 손과 허리와 발에 못질을 했던 것 같아요.

마지막 못질을 하고 아마도 이 사람들은 다 죽었겠지 내가 도망쳤길 참 다행이다 생각하며 행사는 잘 마무리 되고 저는 깨어났습니다.

친구랑 바다보러 가서 탕도 먹고 술도 마시고 재밌고 놀고 와서 잠들었는데 이런 꿈을 꾸다니.

아마 개신교 사람들은 꿈 해몽을 안하겠지요? (하려나...)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09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63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574
249 허...이것 참 황당한 경로로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네요. [2] ACl 2012.04.04 4230
248 편의점 알바도 목숨 걸고 해야할듯... [15] 오키미키 2012.04.24 4186
247 금연하시려는 분 계시나요. 진짜 좋은 꿀팁드림. [12] 그리워영 2014.09.17 4186
246 진짜사나이 오늘의 명장면. [5] 자본주의의돼지 2013.06.02 4151
245 [음방종료] Bach: Cello Suite - Mstislav Rostropovich, 1995 [2] 2010.09.08 4142
244 제목이 곧 17금인 기사;; - ‘앙큼’ 여배우들, 벗을땐 언제고 뜨고나니 ‘딴소리’ [7] soboo 2011.11.06 4077
243 [냥병환일지] 구리가 아파서 넋나갔었던 며칠간의 이야긔. [21] Paul. 2013.09.05 4070
242 오랜만에 여자아이돌(여가수) 잡담. [13] 자본주의의돼지 2012.11.27 4061
241 살인진드기로 심각한 분위기 가운데... [11] 닥호 2013.05.21 4035
240 나보다 저렴하게 쇼핑을 하는 얄미운 친구. [9] DIC 99 2011.11.12 4017
239 이거 당해보면 어떨까요? 제 정신인 게 이상하지요. _ 해병대 기수열외. [16] 고인돌 2011.07.06 3885
238 배추로 만든 여자 [11] 가끔영화 2010.09.27 3848
237 남녀, 성역할과 사랑에 관하여 [16] 피로 2012.10.13 3803
236 토요일 낮, 이대앞에서 수원 경희대까지 가는 제일 빠른 방법이 뭘까요? [33] 로테 2010.10.20 3794
» (바낭) 십자가에 못 박히는 꿈을 꿨어요. [8] 쏘쏘가가 2012.02.20 3792
234 원룸 비밀번호 알려주는 거주민들 싫어욧. [5] dewy 2011.06.10 3779
233 노로 바이러스 무서워요. [8] 닥호 2013.02.10 3773
232 ABE 문고, 빨강머리 앤, 초원의 집, SF 전집 [15] 知泉 2012.07.25 3754
231 후쿠시마 원전에 대한 오해들. [5] 부기우기 2011.03.13 3753
230 킥애스2 촬영 사진. [7] 자본주의의돼지 2012.09.20 374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