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07 11:20
저는 사실 이런 거 싫어하는 편입니다.
양명이 여행을 떠나려하면서 (그때 월의 추국청이 열려서 아마도 잔실이가 도움을 요청하러 오죠)
신발이나 옷에 대해 어떻게 준비할지 하인에게 알려주는데
"수예의 명장 박씨부인이 한땀 한땀 수놓아 만든 비단신"을 준비하라고..
시.가.의 한땀 한땀 시리즈를 현대극도 아니고 사극에서 갖다 쓰니 이래도 되나 당황해요.
또 역시 양명의 대사였는데
"니가 바로 무릎이 닿기도 전에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구나"
이럴 때도 웃기기 보다는 "헉, 저래도 되나?"하기는 해요. 조선시대에 쓰지 못할 말은 전혀 아니지만
우린 다 알고 있잖아요; 수요일 어느 예능에 저작권이 콱 박혀있는..물론 법에 어긋나지는 않지만.
제가 그런 융통성은 없는 쪽이라
영화 마리 앙트와네트(소피아 코폴라)에서 당황스러웠던 것도
가면 무도회에 나오던 음악이 현시대의 것이라는 것 때문에
이거 뭐 타임머신 영화도 아니고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저의 거부감과 별개로
시청자를 끌어모으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싫다하면서 좋아하고 있는건 아닌지.
현대극의 웃음코드를 과감히 갖다쓰는 모습이요.
사람이 살던 시대라면 웃음을 주는 정서는 어느정도 공통된 부분이 있을테니
비난만 할 수도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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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훤의 버럭에 약간의 강박이 느껴질 때도 있긴 있습니다.
'어머, 여기선 무조건 세게 질러야해'
(외과의사 봉달희에서 이범수만하지는 않아요. 그땐 더하게 느껴졌는데)
그치만, 아래같은 대사를 할 때는 연기력 또는 센스가 빛나보였어요.
(훤이 자기보고 눈사람 만들라하고 그 사이 잠행 나간 것에 대해 원망하면서, 형선이 이 손을 봐라, 동상 걸릴 뻔 했다 하니)
(그 두 손을 꼭 잡아 자기 가슴으로 가져가며)
"이리 오거라. 내 뜨거운 가슴으로 너의 손을 녹여주마...."이 비슷한 대사
(형선 당황)
잠행 중에 만난 월과 인형극을 보던 중
"무녀는 영혼과 대화할 수 있다지" (그렇다 들었사옵니다)
"허면 니가 그 아이를 만나 내 말을 전해주어라"(무슨..)
"내가 많이.... 아주 많이, 좋아하였다고"(월, 눈물 핑)(훤 오히려 머쓱한 듯 한쪽 입꼬리만 올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