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특별한 사랑이야기를 보여줄 것 같았고 기대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는 평범한 영화였던 것 같아요. 


여타 로맨틱 코미디의 걸작들이 보여줬던 사랑이나 연애에 대한 깊이 있는 시선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요. 


그런데 애초에 이 영화가 그런 깊이를 목표로 한 것 같진 않아요. 


희진이 주월에게 이별을 고할 때나, 희진과 헤어지고 슬퍼하는 주월을 보여줄 때도 


단 한번도 이 영화는 진지해지지 않죠. 끝까지 웃기려고 하잖아요. 


애초에 영화의 목적은 전계수 감독 자신의 과거 연애에 대한 반성도 있었지만, 코미디 영화를 만들고자 함에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그런 목적이라면 꾀 성실히 달성했다고 생각해요.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던 것이, 편견? 이미지? 라는 것이 참 무섭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지만 희진이 과거에 별명이 셔틀버스였다라는 소문을 듣게 된 주월은 


그 때부터 그녀의 다른 요소들은 보이지 않게 되잖아요. 98번째에서 그녀에 대한 새로운 발견은 멈췄다고 하면서. 


그냥 희진은 다른 것을 다 떠나서 '셔틀 버스'가 되어버린 것이죠. 아무리 이성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셔틀버스'라는 이미지가 그녀의 다른 모습을 모두 감춰버리니까요. 




연애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사람을 만날 때도 마찬가지 인 것 같아요. 홍상수 영화 <옥희의 영화>나 <해변의 여인>에서도 


꾀나 진지하게 다뤄지긴 했지만, 하나의 이미지를 갖는다는 것은 참 고통스러운 일 같습니다. 


최근에도 후배녀석이 제가 꾀 좋게 생각하고 있던 선배에 대한 안좋은 이야기들을 했거든요. 


그 이야기 자체가 저랑은 크게 상관이 없지만, 그 선배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가 생겼는지 


그 뒤로 그 선배를 볼 때마다 저도 모르게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요. 후배녀석이 미워요. 



저 역시 이미지를 갖는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거고요. 그 이미지를 벗어 나는 것은 굉장히 힘든건데 말이죠. 


<러브픽션>에는 주월이 그녀의 과거에 대한 이미지를 극복하는 과정이 설득력있게 나오진 않은 것 같습니다. 


그냥 후반부 자체가 설득력없이 휙 지나가 버린 것 같았어요. 



영화를 꾀 재밌게 봤음에도, 너무나 아쉽다고 생각하는건 엔딩 때문입니다. 


주월과 희진은 꼭 다시 만나야만 했을까요.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며 그녀를 더 사랑해줄 남자에게 보내줬던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주인공을 보며 


너무 멋있다고 생각한 저로썬.. <러브픽션>의 엔딩은 정말 아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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