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과제와 시험을 앞둔 월요일, 여전히 비만 오는 곳에서 추워하면서 공부하고 있었어요 방금까지!
지금은 듀게에서 한숨돌리는(이란 핑계를 대고 권리장전 과제에서 도피하는) 중이옵니다 :)
저는 진로를 한번 확 꺾어서 열심히 나이랑 새로운 지식을 축적하고 있는 돌아온 학생인데요, 요새 만나는 친구들은 다 이십대 초반이거나 십대 후반이거나 해요.
그런데 가끔씩 제 나이를 숫자로 깨닫고 흠칫하기야 하지만 크게 내색은 하지 않았는데요,
최근 아는 한 학생이 자꾸 제게 그래요. 왜 좋은 직장 그만두고 여기서 숙제한다고 발 동동거리는거 우습다고 깔깔 웃고, 어떤 가수이야기 하면서 되게 "늙었어요" 하기에 몇 살인데요? 했더니 "스물여섯이요" 하면서 갑자기 절 보고 막 웃고. 사실 이건 제 스스로 나이를 너무 아프게 생각하는 걸지도?
근데 생각해보니 저도 그런 기억이 있더군요. 대학교 새내기 때 삼학년 선배가 너무나 윗사람으로 보여서 내가 저 나이가 되는 날이 올까? 했는데 왠걸. 그 보다 많은 나이에 새로 0부터 달리고 있어요.
남의 눈은 신경쓰지 말아야지 결심하고 그동안 번 것 다 털어넣어 공부하는 건데, 가끔은 요렇게 의기소침해지네요.
전 진로 방향 설정을 제대로 혼자 고민해 본 적이 대학 졸업할 때 까지도 거의
없었어요... 무척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하고 싶은 건 으례 포기하고 살았거든요. ㅗ 대학교는 아무도 정해진 길 외의 길은 생각지 않는 곳이었지요.
그래서 새로 진로를 틀려고 할 때
서점과 도서관에서 진로 관련 서적, 진로를 바꾼 사람 이야기 등등을 잔뜩 섭취하고
관련 영화 다큐 같은 것도 눈에 불을 키고 찾아보았어요.
내삼 내 고민의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싶어 한 일인데, 결국은 답은 제가 내는 것 이라는 흔하다 흔한 말을 몸소 체감하였지요.
그런데 최근에 "13세의 헬로워크"라는 드라마의 정보를 보니 무라카미류가 쓴 진로관련 서적을 원작으로 했다는 소리를 듣고 호기심에 뒤져보았는데 절판. 미국에서는 출판도 안 된 모양이고요. 그런데 재밌게도 하고 싶은 것이 없는
아이를 위한 항목도 있다더군요!
전에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피아졸라가 잘하는 탱고를 선택해 성공을 거둔 것을 예로 들어 하던 말이 인상깊어서 누가 진로상담을 해오면 (저도 잘 모르는 주제에) 잘하는 걸 하면 어때? 하거든요. 그러나 저도 제가 뭘 잘하는지, 어찌 찾아야 하는지는 잘 몰라요
그래서 궁금한 것.
살면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일이 가능한가?
잘 하는 걸 진로로 삼는 것이 하고 싶은 걸 하는 것보다 만족할 가능성이 (일치한다면 고민거리가 적겠지요) 높을까?
이과 문과를 고민하는 사촌이 그 선택지부터 크게 잘못 단추를 끼워 끙끙대는 언니에게 물어봐 괜히 설레고 고민하면서 적어봅니다. 백만년만에 두 번째로 듀게에 쓰는 글이라는 건 안자랑... 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