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15 15:12
연우를 찾아가 뜨거운 포옹을 하는 훤.
바로 자객이 들이닥치니 지루할 틈이 없는 전개였어요.
양명이 연우를 미리 약속해 둔 피신처가 아닌 자신의 어머니에게 데려간 것도
이해가 안되지는 않습니다. 다시는 그럴 기회가 없을거라고 생각했을테니.
그래서 다음날 깨어났을 때는 연우가 가고 없을거라고 예감한 것인데
임금이 등장해서 결투를 하게되죠.
그 등장과 그 바로 전의 운을 향한 처우에서 훤은 멋지다못해 똘끼마저 보인 것 같아요.
목욕물에 들어가라하면서, 칼을 목에 들이대며 긴장감을 조성하는 것은 왜인지.. 갸우뚱했습니다.
나름 해석하기론,
"니가 감히 양명 편을 들어 나에게 거짓을 고하다니. 혼 좀 날래? 하지만 생각해보면 니가 양명의
오랜 친구이기도 하니 갈등이 있었나보구나. 고민하느라 고생했다. 어쨌든 연우가 어딨는지는 알겠으니
오늘밤은 좀 쉬어라."
이런 변태적인 스펙트럼의 사고를 하고 있습니다. '나 좀 멋있지? 난 하나도 놓치지 않아'
이후로 훤과 연우의 알콩달콩 회포를 푸는 러블리한 장면들...
그 밀실에서 책 읽는 거 말고 할 게 무어라고...지루하지 않느냐고 훤이 투덜대는 것일까요, 연우의 인품으로 볼 때
먼저 말 걸고 놀자하는 것이 쉽겠어요 어디. 너무 가볍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은 비중으로 두 사람의 장면을
다루었다고 생각해요. 연인들은 상대가 질투를 할 때 참 좋아하죠. 이런 설정은 작가들이 포기를 못하네요.
사실 연우는 훤이 월에게 마음을 준 것에 대해 불평할 것이 아니라, 중전과 합방을 한 것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지. 강제적이었지만, 그래도 "옷고름 풀려"고 했잖아요. 주술 덕에 모면했지.
민화공주를 보며 눈물 흘리는 훤의 모습에서 "청춘의 덫"이 떠올랐습니다.
유호정이 자기 꽃밭 망가졌다고 오빠 꽃밭 망가트릴 수 없으니 입 다물라고 했던 장면...
훤은 입을 다물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단죄를 할 것이라 하지만, 임신한 누이에게 그럴 것을 생각하니 갑갑하잖아요.
어제 방송 분 재밌었어요. 오늘 내용은 해피엔딩이라는 스포 때문에 대략 알 것 같네요.
양명은 훤과 왜 사사건건 그렇게 욕망이 겹칠 수 밖에 없었는지..
사실 양명도 꽤 멋있지 않나요. 그 매력으로 다른 여인과 인연이 되었어도 존경을 받았을텐데..
연우도 너무 똑똑하고 너무 이뻐서 인생이 파란만장하네요.
얼굴을 불로 지짐당할 뻔 했고, 무릎에 피가 흥건하게 고이게 매질을 당했고, 돌팔매도 맞아봤고..
그 정도 고난으로도 사람의 자존감은 많이 부서질 것 같은데. 고문 피해자들이 어쩔 수 없이 소극적이고
어떤 공포증이나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것 처럼요.
안정애착이 훌륭한 케이스인 것 같아요. ㅋㅋ그 부모와 형제에게 워낙 좋은 영향을 받았기에 훌륭한 인품을
유지할 수 있었지, 그 8년 동안은 가난하고 천대받았을텐데, 무척 우아해요.
그에 비하면 중전은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누구도 천대할 수 없었지만, 옳고 그른 것을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고
아첨하는 사람만 주변에 두어서 마음이 비뚤어져 버렸죠.
그 아버지는 어쩌면 딸에게 그런 무서운 음모를 다 공개했는지. 죄책감이란 것이 얼마나 무서운 지 모르는 거죠.
악당 주변에는 사람이 없어야하지 않을까 평소에 생각하는데 이번에 딸이 아버지에게 버림 받을 것을 짐작하는
장면을 보니 좋은 설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윤대형에게는 딸도 권력의 도구이니 효심따위는 바랄 수 없게 되었어요.
김민서 연기 좋았습니다. 흑주술 장면... 한가인이 또 괴로움에 거꾸러지나.. 짖궂은 기대도 했는데
오늘이 마지막회이다보니, 빨리 수습하는군요.
긴장감을 유지시키겠지만 일이 커져서는 안된다.. 겠지요.
그래서 이제 드라마는 다 본 것 같아요. 마지막에 원자아기씨도 나올런지. 말런지.
이번에도 웬 유도대결처럼 철퍼덕 쓰러트리고 옷고름 한번 풀지~!~~~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