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국내 원전은 안전하냐는 의문이 제시되었지만 정부와 한전, 한수원은 '우리 원전은 안전하니까 닥쳐'의 자세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원전을 더이상 짓지 않는건 모두 동의하는 것 같고, 지금 남아있는 50여기의 원전을 당장 정지하고 폐쇄할것이냐, 더 짓지는 않지만 설계수명까지만 쓸것이냐를 두고 논란인듯 하더군요.


우리나라도 원전 폐쇄하라는 목소리들은 점차 커져 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원전을 폐쇄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2011년 주간경향 기사에 의하면 한전이 밝힌 발전방식별 발전원가는 kWh 당 66.47원으로 원전 35.64원, 석탄 60.31원, 수력 109.37원, LNG 153.06 원 이라고 합니다.

이 내용만 보면 원전은 2위인 석탄에 비해서도 반가까이 싼 발전방식이고 제일 비싼 LNG에 비하면 1/5나 싼 발전방식입니다.


원자력산업협회 홈페이지를 참조로 2011년 현재 우리나라 발전량 기준 원자력 점유율은 31.2%입니다. 석탄이 40.3%이고, LNG가 20.4% 로 이 세종류의 발전방식이 9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수력은 1.6%밖에 안되는군요.
만약 원전을 정지시키고, 제일싼 석탄으로 대체한다고 하면 66.47원인 발전 원가는 얼마나 될까요?

단순하게 점유율과 발전원가를 고려해서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았더니, 얼추 76원정도 나오네요. (제가 계산한게 맞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약 15%의 발전원가 상승이 예상됩니다. 그럼 전기료도 15%정도 올라가겠군요. 


그런데.. 이번에 일본에서 원자력 발전단가(8.93엔)가 수력(7.52)이나 화력(9.02)에 비해 결코 싸지 않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2003년에 원전 가동율을 80%로 잡고 발전단가를 계산했더니 5.3엔/kWh 라고 했고, 이건 LNG 발전 6.2엔보다 싸고, 석유발전 10.7엔에 비하면 반밖에 안된다고 했었는데.. 2011년에 원전의 발전단가가 두배로 뛴것일까요? 왜?

2010년 일본의 원전가동율은 67.3% 밖에 안되었답니다. 노후로 인한 사고, 고장으로 인한 가동중지 등으로 인해서 발전단가가 상승한 것이죠. 

거기에 앞으로 추가될 안전확보비용과 폐기물 보전비용을 생각하면 화력보다 비쌀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단가는 다른 발전방식보다 최대 1/5이나 쌀까요? 한전과 한수원이 발전단가 계산방식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항목들이 들어갔는지 모르겠지만, 폐기물 보존비용 같은게 빠진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우리나라 원전은 폐기물을 원전의 보관소에 대부분 저장하고 있는데, 저장고를 크게 지어놨기 때문에 그게 다 찰때까진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 저장고가 다 차면 폐기물 저장소 건설비용때문에 원전 발전단가는 확 늘어날겁니다. (그리고, 그 비용을 원전 발전단가가 아닌 전체 발전소로 분산하는 꼼수를 쓰지 않을까...) 참고로 우리나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현황을 보면 저장능력 대비 저장한 폐기물이 77%에 달하고 있습니다. (11년 9월 현재) 


결국, 당장 15%싼 전기를 쓰기 위해 미래세대.. 우리의 아들딸들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셈인데.. 이 부분이 국민들의 감성을 흔들 수 있다면 원전 사고 없이도 원전의존율을 줄여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화력도 싫고 수력이나 친환경에너지로 가자고 하면 전기료가 꽤 오르겠지만.. 그래봐야 두세배겠죠.어떻게든 사람들은 살아갈겁니다.. (IMF 전에 휘발유 1리터에 700원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15년만에 3배인 2100원을 찍고 있어도 사람들 자동차 잘 굴리고 다니니까요)



이 정부 그리고 한전과 한수원이 원전을 미는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는데 길게 적을 시간이 없어서...

70년대 쓰리마일섬 원전사고이후 미국의 상업용 원전기술은 맥이 끊겼습니다. 그리고 미국식 원전기술을 우리나라가 고스란히 이어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국의 수많은 원전기술자들은 밥줄이 끊겼죠)

지금은 없어진 과학기술부에서 원자력 관료들은 나름 엘리트 취급을 받았던걸로 알고 있구요.

그러니, 결국 원자력 관료 + 원전기술회사 등등의 강한 반대 및 로비로 원전을 더 늘리겠다고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식 원전기술을 가지고 있으니 기술수출한다는 대의명분도 있겠다... 


결론은 막연히 원전은 나쁜거다 쓰지말자.. 라고 외치기 보다는 '전기료가 오를 각오를 하더라도 우리 아들딸들에게 방사능이라는 부담을 넘겨주지 말자'라고 하는게 낫지 않나 싶습니다. 


퇴근해야 되서 결론이 약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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