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고구마가 주식이고 사료는 반찬으로 여기는 개씨 때문에 집에는 언제나 고구마가 있습니다. 저희 집은 주말농장을 빌려 여러 종류의 채소를 재배하거든요. 그중 주력작물이 고구마입니다. 사람이 열심이 고구마를 재배해서 개밥으로 쓰고있지요. ㅡ.ㅡ 매일매일 고구마를 찌고 구으면 먹지 않아도 고구마에 질려버려요. 매일매일 주인이 만들어준 고구마를 쳐묵는 개씨는 질리지도 않죠.
그런데 초봄~초 여름, 이 시기에는 지난해 수확했던 고구마도 떨어지고 시중의 고구마는 너무 비쌉니다. 그래서 적은 양의 고구마를 오래 먹이기 위해 한번 찐 다음에 살짝 말려서 쫀득한 고구마젤리로 만들어 주고 있어요.
몇번은 잘 받아 먹었더라구요. 마치 "이건 고구마맛 껌이야? 요새는 맨날 고구마맛 껌이네? 이야 신난다" 란 표정으로요.
며칠 지나니 "쫌 질기네. 난 막 쪄서 폭신폭신한 찐 고구마가 더 좋은데"란 시큰둥한 반응이었고..
방금 전! 오늘 아침엔!
말린 고구마를 지긋이 노려보더니
제 발치에 물고와서는
퉤 하고 뱉어놓고 갔어요
"이 따위 말린 고구마! 너나 쳐묵어!"
입니까?
저 방금 제가 키우는 개씨한테 욕 먹었어요. ㅠ.ㅠ 흑흑.. 이래서 자식새.. 아니 개ㅅ..는 키워놓아봤자 소용 없는 거라고 하는군요.
저녁마다 전 운동도 못하는데 퇴근후 꼭 30분씩은 산책시켜주는거 보면 차라리 개가 될껄 하는 생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