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입니다>--------------------------------------------------------------------------------------------

 

아무리 아이돌 구도가 3강 체제라고는 하지만, 그 중 그래도 치고 나가는 것은 확실히 에스엠인 듯하다. 좀 더 시장을 크게 보고 아티스트를 키워나가며 미개척분야를 차례차례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일본 진출을 염두에 두었던 보아의 성공, 나아가 아시아에 완벽하게 자리를 잡은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 여기에 트렌드를 아슬아슬하게 비틀며 걸 그룹 중에서도 독보적인 '음악적 성취'를 쟁취했던 2011년의 에프엑스까지. 항상 안정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여도, 은근히 큰 리스크를 감수해내며 더 큰 성과를 거머쥐는 것은 이미 이곳의 보편화된 공식이라 할만하다.

그 사례에 하나를 추가해야 할 것 같다. 샤이니의 이번 행보는 그 연대기에 추가될 만한 전진이다. 애초에 미주나 유럽을 타깃으로 한 알앤비 팝튠의 노선을 걸었던 이들은 1년 반만의 귀환에서 확실히 국내의 트렌드와 작별을 고한다. 사실 너무 무리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대중들과의 합이 맞지 않았던 에프엑스와 샤이니의 차별화는 사무실 그룹 중에서도 약간 뒤쳐진 성과를 냈던 것이 사실이었지만, 장기적으로 확실한 캐릭터와 색깔을 만들어 내려는 안목으로 본다면 적확하고 일관된 방향성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에프엑스에 이어 이번에는 샤이니가 이번 EP를 통해 만개하는 모습을 보인다.

곡에서 다루는 소재와 그 결합 방법에서부터 한 방의 카운터를 날린다. 물론 이는 초반 3트랙에 집중되어 있지만, 그것만으로도 기발함에서 파생된 신선함이 동반된다. 자체적으로 붙인 프로젝트명은 약간은 오글거리는 일명 '하이브리드 리믹스'. 'Clue'와 'Note'를 연결해 'Sherlock'이라는 별개의 트랙을 탄생시킨다는 다분히 실험적인 시도를 감행했는데, 소녀시대의 'The boys'가 기존의 이미지를 뒤엎는 탈노선급이었던 탓에 빈축을 샀던 것과 달리 샤이니는 철저히 자신들만의 세계 안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물을 완성했다. 연결고리가 상당히 매끄러워 먼저 'Sherlock'이 만들어진 다음 이를 나눈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

종현의 보컬과 특유의 비트에서 다분히 마이클 잭슨과 퀸시 존스의 실루엣이 느껴지는 'Clue'와 응축된 신스 루프가 곧게 뻗은 멜로디와 만나며 만들어진 개방감이 대기로 팽창되어 나가는 'Note' 모두 각자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사건의 범인을 각각 감정과 기록으로 찾아나간다는 가사 역시 흥미유발요인. 여기에 별다른 변용 없이 부분부분을 잘라서 퍼즐을 만들 듯 교묘하게 배치시키며 'Sherlock'을 탄생시킨다. 모양과 성질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단지 이어 붙인 것만으로 기승전결의 묘미를 더욱 살려냈다. 이처럼 완벽하게 짜인 매끄러운 유기성은 퍼포먼스와 결합하며 기획사가 주조한 또 한 번의 진화를 넋 놓고 바라보게 만든다.

다만 놀랍다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춤추는 것은 딱 거기까지다. 후반 트랙이 그다지 쳐지는 것은 아니지만, 앞 쪽의 임팩트가 커 다소 평범하게 느껴진다. 둔탁한 리듬과 인상적인 플루트의 소리로 이별의 악몽을 잦아들게 하는 '알람시계(Alarm clock)', 일본 데뷔작에 실려 있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듯 코무로 테츠야의 영향을 다분히 느낄 수 있는 '낯선자(Stranger)', 통기타 하나에 과한 기교의 거품을 살짝 걷어낸 담백한 음색을 실은 '늘 그 자리에(Honesty)'까지 무난하게 뒷문을 걸어 잠그며 러닝타임을 마무리한다.

화려한 사운드에 비해 보컬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띈다. '누난 너무 예뻐(Replay)'나 '산소 같은 너(Love like oxygen)'에서 보여주었던 유하고 부드러운 음색은 스케일이 커진 편곡과 구성에 부응하고자 힘을 준 탓에 언제나 볼륨 오버다. 덕분에 흐름에 따른 완급조절은 찾아보기 힘들고, 기교와 바이브레이션은 더욱 심해져 감정 없이 스킬로만 어필하려 한다는 느낌을 준다. 초창기에 그룹이 가지고 있었던 장점을 너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볼 때다.

보이그룹과 걸그룹이 가요계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바로 이런 작품을 들을 때다. 필드 내에서의 경쟁이 격해질 때야말로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과 좋은 경기 내용을 만나 볼 수 있는 이치와 같다. 무엇보다 기획 상품 범람에 대한 근심과 우려를 한쪽으로 치운 채 감상할 수 있었던 역설적인 아이돌앨범이라 더욱 애착이 간다. 한계가 명백함에도 개별적인 팀들의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 이 신기한 명제를 증명해 낸 고품격의 '샤이니 월드'가 여기 있다.

- 수록곡 -
1. Sherlock·셜록(Clue + Note)
2. Clue
3. Note
4. 알람시계(Alarm clock)
5. The reason
6. 낯선자(Stranger)
7. 늘 그 자리에(Honesty)

2012/03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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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동의합니다.

일단 '셜록'에 대해서는 굉장히 호평이죠.

저도 '셜록'이 에쎔에서 나온 모든 발표곡들 중 가장 파격적인 개성 만점의 곡이라 생각됩니다.

처음엔 셜록이랑 Clue랑 Note랑 잘 구분 안 되었는데 이젠 많이 들어서 세 곡이 확연히 구분되는 지금,

두 노래를 섞은 셜록의 구성에 더욱 감탄하고 있습니다.

셜록이 너무 꽉 차서 부담스런 분들은 Clue랑 Note로 나눠서 들으시면 되겠습니다. 좀 더 안정적이고 문법에 맞는 1절-후렴-2절-후렴-클라이막스-마지막후렴 이런 구조에요.

셜록은 기가 차게 잘 섞었네요. 하이브리드 리믹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짱이라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외에 곡들은 상대적으로 평범하다는 것도 맞는 말입니다.

에프엑스 미니앨범처럼 개성으로 꽉꽉 들어차 있지 않아요. 근데 이건 샤이니라는 그룹의 정체성입니다.

자기 만의 색깔만 꾸준히 밀진 않아요

예를 들어 누난 너무 예뻐 - 산소 같은 너 - 줄리엣 - 셜록은 확실히 샤이니 만의 개성이 강한 곡, 퍼포먼스지만

아.미.고.-링딩동-루시퍼는 곡이나 안무나 전형적인 SM 표였으니까요. 물론 샤이니식 개성이 가미되긴 했지만 어쨌든 SM의 틀 안에 있었어요.

'조조'나 '헬로'는 샤이니 만의 개성이라 하기엔 좀 약하구요.

그 사이를 오갑니다. '셜록'에 제가 열광하는 건 샤이니 만의 개성이 진짜 정점을 찍는 거 같아서 말이죠.

전 젤 위에 써 놓은 노선에 미친듯이 열광하는 편입니다 ㅎㅎ

실제로 평론가들 평도 루시퍼 때는 '샤이니의 SM화를 막아야 한다'며 혹평했죠.  

 

그리고 보컬 문제는 지적한 '감정 없이 스킬로만 어필하려 한다'는 거 맞는데요.

뭐 감정 전달 이런 거 필요 없고요.. 그런 게 요구되는 음악 같지도 않네요 전 ㅎㅎ

'유하고 부드러운 음색은 스케일이 커진 편곡과 구성에 부응하고자 힘을 준 탓에 언제나 볼륨 오버다.'도 동의하는데요

그게 핵심인 거 같아요 거의 과할 정도로 몰아붙이는 스펙터클! 들으려면 체력이 좀 들죠 ㅋㅋㅋ 

 

여튼 하루죙일 셜록만 몇십 번을 듣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춤은 거의 다 외운 듯 들으면서 방방 잘 춥니다 신나요 ㅋㅋㅋㅋ

주말에 나가서 얼마 전에 나왔던 라이브 앨범도 사봐야 겠어요. 전 아이돌 라이브 앨범은 잘 안 삽니다 왜냐면 그 함성소리랑.. 팬들에게 말하는 오글거리는 멘트가 싫어서..

근데 친구 말로는 샤이니 라이브 앨범엔 그런 거 거의 없다고 하네요?? 구라치는 건지 모르겠지만 뭐 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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