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시스 제4장 칼립소 ? 친절한 조이스씨     


칼립소의 장은 텔레마코스와 동일한 8시에 시작된다. 작품의 프리퀼적인 의미로 스티븐의 이야기가 8시에 진행된 것과 동시에 병렬적인 위치에서 블룸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즉 2부를 여는 칼립소의 장은 새로운 장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작품 전체에 있어서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현대판 율리시스의 이야기로 더블린이라는 도시에서 1904년 6월 16일 하루 동안 펼쳐질 블룸의 방랑기를 알리는 신호탄인 것이다.

조이스는 칼립소의 장에서 상당히 친절(?)해진다. 그렇다고 쉽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쓰여진 것은 아니나 3장 프로테우스에 비해 한 템포 쉬어가는 듯한 느낌으로 서술해 나간다.

특히 작품의 주인공인 블룸에 대해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블룸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해 줌으로 인해 이후 펼쳐지게 될 블룸의 방랑기에 일정한 깃발을 세울 수 있게 해주었다.

텔레마코스가 시작되면서 스티븐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무작정 이야기를 진행시킨 것과는 달리 칼립소의 장에서 처음 등장하는 블룸에 대해서는 보이지 않는 부분에까지 디테일하게 알려준다.

물론 모든 것을 다 직접적으로 알려주지 않지만 작품을 다 읽고 나면 블룸이라는 캐릭터와 율리시스라는 작품의 이야기가 진행 될 과정에 대한 복선이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되고 조이스가 얼마나 이 작품을 치밀하게 구성하고 정교하게 만들었는지 감탄할 정도로 다양한 재미들을 숨겨 놓고 있다.

블룸이라는 캐릭터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1부의 주인공 스티븐과 대비된다. 오딧세이아라는 스키마 구조상으로는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형태로 대비되며 속성에서는 예술과 과학이라는 단어로 대비된다.

또한 감성적 이성적으로도 대비되며 한 사람은 아일랜드에서 소외된 아일랜드인이며 한사람은 아일랜드에서 소외 될 수 밖에 없는 유대인이라는 특성을 지니게 된다.

작품의 3부에 해당하는 이타카의 장에서 보다 자세하게 비교되는 두 캐릭터의 모습은 표면적으로는 대비되지만 본질적으로는 공통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조이스는 이미 전작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통해 스티븐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풀어놓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율리시스에서는 많은 부분을 생략한 반면 블룸에 대해서는 보다 풍부한 내용들을 담아 놓았던 것이다. 아시다시피 블룸은 자살자의 아들이며 유대인이다.

(이 설정, 특히 유대인이라는 설정은 이후 작품 속에서 계속해서 갈등의 키워드로 작용하게 되고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로 작용하게 된다.) 그의 아내 마리언 블름(칼립소이자 페넬로페를 상징하는 이중적인 속성을 부여 받은 인물로 작품에서는 주로 몰리라는 애칭으로 불림)은 다른 남자와 불륜 관계에 있으며 블룸 자신 역시 다른 여자와 사회적으로 비난 받을 수 밖에 없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그들의 아들은 어릴 때 사망하였으며 딸은 블룸과 떨어져 생활하고 있다. 이미 블룸은 자신의 안식처가 되어 있어야 할 가정 내에서부터 결핍상태를 지닌 삶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이 같은 블룸의 상황은 소시민적인 모습을 통해 더욱 현실적 위치에 놓여 있을 수 있었으며 블룸의 이야기는 아일랜드 시민의 모습으로 비추어지게 된다.

 

출처 :  이글은 디시 도갤의 성진이라는 닉을 사용하는 분의 허락을 받고 올리는 글입니다. http://db50jini.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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