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도 옳은 말을 할 때가 있어요.

2012.04.11 23:15

keira 조회 수:1647

쓸데없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먼저 좀 하겠습니다. 저는 제 오빠를 싫어합니다.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사람이 소위 말하는 '진보꼰대'에 '입진보'이기 때문입니다. 아, 예전에 한창 반 이명박 시위를 할 때 시위에 열심히 참가했으니 무조건적으로 입진보라고 몰아부치는 건 좀 부당하려나요? 하지만 저는 큰 틀에서 그 사람을 입진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주 진보적인 이념으로 정신 무장은 되어 있는데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노력하는 걸 본 적이 없거든요. 그러면서 가족들에게 자신의 이념을 열심히, 정말 열심히 설교합니다. 그것도 "~하는 놈들은 쓰레기"라는 식의 부정적인 언사를 동원해서요. 결국 가족들은 그 사람이 하는 소리가 옳든 그르든 간에 조건반사적으로 짜증을 내게 됩니다. 왕년의 진보꼰대들이 왜 망했는지를 몸으로 구현하고 있달까요.

 

물론 여차저차한 집안사 때문에 제가 그 사람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게 된 점은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자신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이명박 체제를 부인하고 욕하는 것 외에 뭔가 구체적인 행동을 했다면, 진보신당이든 민노당이든 민주당이든 자기가 좋아하는 정당에 한 달에 만 원이라도 납부한 적이 있다면 저는 그 사람을 싫어할지언정 존중하기는 했을 겁니다. (그 사람은 현재 직장인입니다.)
 
조갑제가 예전에 "애국은 지갑과 손발로 이루어진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조갑제의 다른 말이 다 틀렸다 해도 이 말만은 옳다고 생각합니다. 애국을 지우고 그 자리에 어떤 다른 단어를 써넣는다 해도요.

 

돈이 없고 시간이 있는 학생이라면 자기와 성향이 맞는 사회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도 있고, 직장인이라면 사회단체나 정당에 돈을 낼 수도 있겠지요. 정치자금은 10만원까지는 전액 환급이니 한 달에 정당 회비 1만원씩만 내도 연말정산 때 거의 그대로 돌아옵니다.

 

국민 개새끼론을 펴는 건 아주 편리합니다. 재미있고 자극적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저는 자신이 지지하는 이념에 봉사하는 정당에게 정치자금 한 번 낸 적이 없으면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보다는 새누리당의 이념을 지지하며 그 이념을 실현시키기 위해 실제로 노력하는 사람을 (성범죄나 비리 전적 등이 없다는 전제 하에서) 인간적으로 더 존중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월 2만원씩 내던 녹색연합 후원금을 내일 당장 3만원으로 증액하겠습니다. (지금은 웹 회원 비밀번호를 잊어버려서 로그인이 안 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41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92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921
79180 새누리당 과반육박!!!! [21] zzz 2012.04.11 4203
79179 근데 인구 수치로 보면 이제 대한민국에서 진보정치를 희망하는건 불가능해보이네요... [5] 새우눈 2012.04.11 2451
79178 이번 선거에서 제일 어이없는 뉴스: 정동영vs김종훈의 강남을, 개표함 26개를 미봉인... [9] 晃堂戰士욜라세다 2012.04.11 3201
79177 엎치락 뒤치락 하는 틈에 일비일희 하지 말고, [6] soboo 2012.04.11 1629
79176 출구조사랑 썩 차이가 납니다 [9] 피노키오 2012.04.11 2841
79175 진짜 싫은 '노인' 타령 [11] 화려한해리포터™ 2012.04.11 2728
79174 오늘 적도의남자 [9] 보이즈런 2012.04.11 844
79173 국민이 개xx 맞지요 뭐... [14] 도야지 2012.04.11 2842
79172 [바낭] 듀게가 오락가락하네요 [4] 에아렌딜 2012.04.11 710
79171 이것이 정치다! (2) "불멸의 이인제" 편 [4] 후루룩™ 2012.04.11 1917
79170 심상정 후보 선전 당부해요(냉무) [8] 가끔영화 2012.04.11 944
79169 새머리당 과반은 안됐으면 하는 심정에서 깔아보는 개표방송 불판. [13] chobo 2012.04.11 1842
79168 국개론이고 나발이고 간에 [2] 익명2009 2012.04.11 994
79167 국민 중 고작 절반 남짓이 투표를 했는데 [6] 별들의고향의맛다시다 2012.04.11 2345
79166 방드라디님의 노예론이 듣고 싶은 밤이네요. 잠시만익명! 2012.04.11 969
» 조갑제도 옳은 말을 할 때가 있어요. [3] keira 2012.04.11 1647
79164 오늘 멘붕 온 분들 많군요. [2] 나나당당 2012.04.11 1430
79163 대한민국 1% 있습니까? 1%정당과 1%기조.... 새우눈 2012.04.11 625
79162 배명훈 트윗, 멘붕하지 마세요. [1] 스위트블랙 2012.04.11 1898
79161 새누리가 잘했죠. 박근혜는 강하네요 [6] 나는클리셰다 2012.04.11 217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