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생각하기엔 그것보다 더 큰 원인은 아마 한명숙이 FTA나 해군기지 등에 대해 '말바꾸기' 한다는 새누리당의 프레임이 먹힌 게 더 크지 않나 싶습니다.

 

제 주변의 새누리당 지지자들 (예를 들어 우리 부모님)은 사실 김용민이 누군지도 잘 모르십니다.

나꼼수가 뭔지도 모르고 김용민이 뭐 하던 사람인지도 모르고...

성폭행 사건이니 뭐니, 사실 너무 투표일과 가깝게 터져서 관심 없는 사람은 알지도 못하고요. (놀랍지만 많은 사람들이 우리처럼 인터넷 자유자재로 쓰면서 뉴스 확인하지 않습니다)

 

 

대신 많은 분들이 "민주당(인지 민주통합당인지 뭐시긴지) 놈들은 무조건 새누리당 반대하기 위한 것들" 이라며 분통해 하시더군요.

제가 여기에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맞는 말이잖아요.

솔직히 저도 한명숙이 노무현 정권 때 일일이 찬성했던 것들을 현 정권에 와서 다 말 바꾸고 반대하는 게 이해가 안 됩니다.

한명숙이 이후에 변명이라고 내보낸 것도 솔직히 제 머리론 이해가 안 되고요.

 

 

제 선거구에는 새누리당 후보 하나, 민주통합당 하나, 이렇게 단 두 후보만 경선을 벌였는데요.

솔직히 새누리당 뽑기 싫어서 민주통합당 후보를 찍었지, 민통당 후보가 예뻐서 찍은 건 결코 아닙니다.

선거 용지를 봐도, 솔직히 새누리당의 프레임이 눈에 확 들어와요. 같은 네거티브라 하더라도 새누리당은 깔끔합니다. '민통당은 아무 생각 없이 우리 하는 거 반대만 해요'.

대신 민통당은 뭡니까. '정권 심판!'. 이거 하나죠. 새누리당이 뭔가를 하기 위해 제안을 하는 입장이라면 민통당은 단순히 걔네들 딴지 걸기 위한 당으로 비춰지는 겁니다.

다른 비전을 제시할 생각은 안 하고 딴지 거는 것으로 자신의 포지션을 잡으니 이게 먹히겠습니까? (다행히 저희 지역은 민통당 후보가 당선되긴 했습니다만)

 

 

실제로 정말 그러한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민주통합당은 진영논리에 함몰되어 있다는 이미지가 생겼고, 아마 그것이 가장 큰 패인인 것 같습니다.

적어도 새누리당은 방향성이 틀리든 맞든, 자신들의 생각을 자주적(?)으로 펼치고 그것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실행하려는 결단력과 비전이 있습니다.

민통당은 새누리당이 뭔가를 할 때 그것에 딴지를 걸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당으로 전락했고요. (실제로 그런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 포지셔닝을 그렇게 했습니다)

 

 

이게 가장 큰 패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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