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23 20:50
'남녀학생이 학교서 껴안고 입맞춤하는 사진 충격'이란 기사가 포털 메인에 올라왔기에 클릭해보니까 조선일보 칼럼이더군요. 심현정 사회정책부 기자가 쓴 칼럼인데 첨부된 증명사진으로 보아 판단할 때는 새내기 기자처럼 보였어요. 칼럼 내용은 역시 며칠 전 조선일보에 게재된 세장의 사진(학교 안에서 두 학생이 입맞춤을 하는 장면, 교실에서 창문을 열어놓고 담배를 피우는 학생, 남녀 고등학생 수십명이 운동장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과 관련된 것이었어요. 기자는 이 사진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을 전달하면서 논지를 학생인권조례 쪽으로 끌고 갑니다. 즉 학생인권조례가 발효되고 체벌이 금지되면서 학생들을 통제할 수 없게 되었고 학생들의 일탈은 도를 넘어섰다는 것입니다. 칼럼은 교사들의 체벌 금지로 인해 학생들을 지도하기가 힘들어졌다는 교사들의 호소를 전하면서 "누가 우리 아이들을 지켜줄 것인가"라는 일갈로 끝을 맺습니다. 사실 이런 의견은 새삼스러운게 아니에요. 제 주변에서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흔히 듣는 얘기거든요. "체벌을 할 수 없어서 교사들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 "조선 사람들은 그저 맞아야 사람이 된다".
대체 학생들을 때려야 선생님의 권위가 선다는 발상은 어떻게 가능한건지 모르겠어요. 폭력을 쓰는 선생님에 대해 마음에서 나오는 존경을 표할 수 있을까요? 선생님의 권위가 서지 않는 것은 때리지 않아서가 아니라 학교가 상급학교로 진학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일부 학생들의 일탈 역시 때리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병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심지어 학교 폭력 문제 조차도 그 원인을 체벌 금지에서 찾는데는 경악을 금치 못하겠어요. 근데 문제는 이러한 조선일보의 논지가 학부모들에게 꽤 잘 먹힌다는 거에요.
2012.04.23 20:57
2012.04.23 21:12
2012.04.23 21:14
2012.04.23 21:18
2012.04.23 21:22
2012.04.23 21:41
2012.04.23 21:54
2012.04.24 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