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히 비교 대조하기 귀찮아서 휙휙 읽어서인지 사태 파악이 안 되네요. 나꼼수 측에서 새로 올렸다는 글에는 한겨레에서는 꽤 다뤄진 진중권 언급이 완전히 빠진 것 정도만 알겠어요. 그런데 최성진 기자는 3시에 올릴 풀텍스트에는 기사였기에 최대한 덜어낸 진중권 얘기가 별 수 없이 많이 언급될 거라고 진중권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고...
빠진 것 말고 새로 추가된 얘기가 뭔지? 패션 디자인? 딴지 일보의 '답변 전문'이라는 얘기는 또 뭔지? '답변 전문'이 두 개 존재할 수 있나요? 그리고 '답변 전문'에 빠지고 기사에는 있는 진중권 얘기는 최성진 기자가 기사를 쓰며 창작해서 넣은 것?
아, 다시 보니 딴지가 올린 글은 서면 답변이고 그걸 토대로 보충 인터뷰가 이뤄진 것이로군요. 그렇다면 딴지는 서면 답변 위주로 기사가 나갔어야 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아 분해하는 건지? 저 블로그 글에 대체로 나꼼수에 호의적인 덧글들이 주르르 달렸는데, 대체 A/S라는 글 아래 달린 덧글들인데 뭐가 고장인지를 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한겨레 절독 운운하는 사람도 있건만. 신기하군요.
"두 번째로 선거 국면의 특수한 감정선, 그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절감케 한 선거다. 아무도 언급치 않는 사안이나 개인적으로 매우 중요한 대목이라 여겨 짚어두고 싶다. 우선 지난 10월 이후의 지지율이 몇 달간 어떤 야권 내부의 잘못들로 휘발 되었는지 반추하고, 그 책임을 묻는 접근만으론 유사한 실수의 반복을 충분히 예방할 수 없다는 점을 말해두련다.
인간이 이미 손 안에 들어왔다 여기는 떡고물 앞에서, 그 욕망 앞에서 버둥거리는 건 앞으로도 영원히 반복될 터다. 더구나 극적 사건 없는 선거는 없다. 하여 중요한 건,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대응 능력이며, 특히 선거 국면의 감정선을 독해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선거는 기승전결을 갖춘 하나의 드라마다. 선거는 관전자 각자에게, 감정이입의 정도에 따라 몰입의 수위가 다를 뿐, 고유한 저 마다의 감정선을 생성시킨다. 우리가 그 전개를 지켜보며 환호하거나 탄식하다가 그 결과에 따라 웃고 우는 것은 그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감정선이란 관점에서, 불법사찰 건은 역풍이 될 거라 예상했다. 진보매체들은 그 사안을 지나치게 인수분해 해 그 본질이 파편화되고 이슈 피로도가 축적되는, 매우 피곤한 방식으로 사건을 취급했다. 한두 줄로, 직관적으로 정리되지 않는 사건으론 감정선의 몰입도와 정서적 전선이 유지되지 않는다.
그 경우 불리한 사건을 자기 진영의 감정선을 자극해 결집의 소재로 활용하는데 매우 능숙한 보수가 얼마든지 물 타기 해낼 거라 판단했다. 실제 사찰문건이 공개된 이후 80%가 노무현 시절의 것이란 아주 간단한 물 타기에, 여야 지역구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역전은커녕 오히려 더 크게 벌어졌다. 일상적 추론만으론 사찰문건이 보수에 유리하게 작용할 거란 분석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선거 국면의 감정선이란 관점에선, 자기 진영에 가장 불리한 소재가 동시에 가장 극적 기회가 된다. 저 멀리 초원복집 사건이나 정몽준의 단일화 파기부터 가장 최근의 불법사찰과 김용민 파문까지. 야권 지도부에, 선거 국면 감정선의 예외적 비일상성에 대한 섬세하고도 통섭적인 이해가 절실히 요구된다.
별도로 우리 입장에선 김용민이 산화한 선거다. 파문이 시작된 순간부터 우리는 김용민의 낙선을 받아들였다. 보수 결집의 소재로, 민주당의 공포를 자극하며 나꼼수 와해의 수단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김용민이 활용될 것이 명백했다. 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싸우기로 결정했다. 사퇴하면 젊은 층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 보도됐던데, 우린 그렇게 단순한 바보가 아니다.
극단적 대결국면에서의 사퇴는 감정선을 단절시키고 정서적 전선을 와해시키며 상실감, 열패감을 야기한다. 이건 논리적 설득으로 단기간에 만회할 수 없다. 더구나 민주당은 그 사퇴의 의미를 도덕적 결단으로, 최대한 호의적으로 포장 유포해 줄 매체 패키지도 없다.
그러나 김용민이 총알받이가 되면 감정선은 하나의 스토리 라인을 유지하고, 마지막 주말엔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낼 수 있다 판단했다. 실제 주말을 지나며 지역구 후보들의 지지율 격차가 사찰문건 공개 이후 처음으로 좁혀지기 시작했으나 절대 시간이 부족했고 무엇보다 그건 김용민에게 너무도 잔인한 선택이었다.
그 선택이 진보진영으로부터도 공격 대상이 될 거란 것도 뻔했고 사후 그 사정을 설명해봐야 통하지 않을 거란 것도 알았다. 하지만 우린 의사결정의 기준이, 우리를 어떻게 변명하고 면피하는가에 있지 않다. 우린 우리 자신에게 누구보다 냉정하다. 우리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그 근본을 되돌아봤고 결국 김용민은 끝까지 그 전선을 지키며 피투성이가 됐다. 가슴이 미어진다. "
대박상품 "나꼼수"의 마케팅 포인트가 MB에 대한 혐오감이란걸 본인들도 충분히 알고 있을텐데, 아직 정신 못차리고 이따위 소리를 계속하는게 나꼼수와 그 떨거지들에 대한 혐오감을 유발하고, 더 나아가 그 혐오감이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치세력에도 향할거란건 아직 모르나 봅니다. 대선을 위해 본인들이 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지는 모르겠으나, 집 근처에서 놀던 토끼들을 다 쫓아버리지 않기만을 바랄뿐입니다.
자기를 냉철한 이성으로 미화시켜 그걸 확신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