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일이 없는 시간인지라 바낭의 글 올려 봅니다.

 

 

 며칠 전에 동네 카페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시키고는 인터넷을 하고 있는데

여섯살 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빼곰히 제가 컴퓨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더군요.

그래서 제가 야후꾸러기 좋아하냐면서 야후꾸러기 숫자게임을 10분 정도 같이 하고 있는데

꼬마숙녀의 동행이신 듯한 할머니께서

"총각 잠시 다녀 올 때 있으니까 잠시 아이 좀 맡아주게~" 라고 말하시네요.

얼떨결에 "? ~"라고 대답하고는 별 수 없이 꼬마 숙녀하고 놀아주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영어 동요나라 노래도 따라 부르고 서로 시킨 도넛츠와 샌드위치 바꿔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한시간이 다 되도록 할머니께서 오시지를 않네요.

 

이거 제가 불안해져서 혹시 부모님 전화번호 모르니?” 라고 물으니

꼬마숙녀는 별로 괘념치 않은 듯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 다른 놀이나 하자고 조르네요.

그러던 와중에 아이의 어머니처럼 보이시는 분이 카페에 들어오시면서 화들짝 놀라면서 아이를 품에 안으시네요.

할머니에게 아이를 맡겼는데 할머니는 어디가셨냐고 물어보길래 쭈벗쭈벗

금방 돌아오신다고 하면서 나가셨는데 저도 잘 모르겠네요.” 라고 대답했는데

마침 할머니께서 돌아오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아이 어머니께서 할머니께 아이를 여기에 놔두고 나가시면 어떡해요라고 나무라자

아니 총각이 착해 보이길래, 아이를 잠깐 부탁했지라고 저를 핑계로 삼으시더라고요.

저는 두분이 언쟁하는 사이를 틈타 몰래 나가려고 하는데 꼬마아이는

아저씨! 이 게임은 더 해야 한단 말이야!!라고 보채는 바람에 난감해 하면서 도망치고 말았답니다.

 

그러고 보니 몇 달 전엔 소개팅 명소로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여유롭게 혼자서 스테이크 썰고 있는데

옆에 앉으신 아주머니 두분이 쑥덕거리시더니 저에게

 총각은 여자친구에게 바람 맞은 거야? 여기서 혼자 식사하고 있게라고 물어봅니다.

막 웃으면서 그냥 식사하고 싶어서 왔다고 하면서 몇 마디 주고 받게 되었는데 갑자기

총각의 웃는 모습이 선해 보여서 그런데 내 딸 소개시켜 줄까?” 라고 전번을 달라고 하시네요.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혹시 보험이나 기독교 관련 섭외일지 의심스러워

괜찮습니다라면서 역시나 그 식당에서 서둘러 나왔던 경험도 있긴 합니다.

 

이상하게 나이차이가 위나 아래로 25세 차이나는 사람에게는

 마성의 인기라고 해야 하나 꽤 인상이 좋게 보이나 봐요.

그렇다고 딱히 인상이 좋은 것도 아닌 것이 며칠 전에 비가 갑자기 내린 날.

어떤 처자 분이 건널목 앞에서 비 맞으면서 곤란해 하시길래 버스 정류장까지 우산 같이 씌어드릴까요 라고 물으니까

얼굴 한 번 뻔히 쳐다보시더니 됐어요!”라고 하면서 횡급히 달려 나가시더라고요. -_-

뭔가 10세 미만의 나이 차이 있는 분들에게는 먹히지 않는 인상인가 봅니다. -_-

 

 

 

사실은 이에 대해서 초등학교 1학년 조카아이가 능남의 유명한 감독처럼 여친이 없는 불안요소를 알려준 에피소드들이 있긴 해요.

 

-1-

 

 

조카아이에게 로댕전 데이트를 하지고 제안을 했습니다.

로댕전이 뭔데?”

제가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서 로댕전 사진들을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조카 아이가

남자 발가벗은 거 봐서 뭐해?” 라고 되묻습니다.

흐흠 너 그러면서 삼촌 목욕하는 건 잘 훔쳐보잖아라고 핀잔을 주니까

 

삼촌은 볼.. ...까 더 자세히 봐야 하는 거야

라고 또박또박 대답합니다.

 

첫 번째 불안요소 볼게 없어서

 

-2- 

 

조카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이제 가능하면 샤워도 같이 안하고

 화장실 다녀 온 뒤에 물티슈로

조카아이 똥꼬도 닦아 주지 않게 되었습니다.

 

조카가 하루는 이에 대해서 불만을 터뜨린 적이 있어요.

왜 화장실 다녀 왔는데 엉덩이 안 닦아 주냐고.

그래서 제가

이제 조카는 학교에 들어갔으니까 꼬마아이가 아니라 여자아이로 대접해 주는 거야라고 말해주니까

돌아오는 한마디 

변태면서

 

두 번째 불안요소 변태라서

 

-3- 

 

어느날 조카에게 학교에서 몇 번째로 예쁘냐고 물어 봅니다.

자신은 별로 안 예쁘다고 대답합니다.

그럼 친구가 더 예쁜 거야?” 라고 물어봅니다.

아니 친구도 나와 비슷해라는 시크한 대답이 돌아옵니다.

그래? 그럼 누가 제일 예쁜데?”라고 되묻습니다.

예쁜 건 모르겠고 예쁜 척 하는 사람은 알고 있지 말 해 줄까?” 라고 의기양양하게 말을 합니다.

저는 두 눈을 반짝이며 말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바로 우리 선생님, 웃을 때 입을 가리고 이렇게 호호호 라고 웃는데 얼마나 이쁜 척 한다구

저는 막 웃으면서 그럼 그 선생님 소개시켜 줘라고 조릅니다.

안돼

?”

 

삼촌은 잘 생기지 않았으니까

 

세 번째 불안요소 잘 생기지 않아서

 

-4-

 

 

어머니께서 그렇게 맨날 나가면서 여자친구 하나 없냐고 타박을 하는 날입니다.

조카가 아이 시끄러워. 삼촌은 여자친구도 없는 거야?”라고 묻습니다.

전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그럼 삼촌이 여자친구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묻습니다.

조카는 고개를 아주 크게 끄덕이네요.

그럼 어떻게 하면 사귈 수 있는 건데?”

에구 답답해라~!”

그거는 말야 여자를 확 붙자고 뽀뽀를 쪽!하면 되지~!”라고 대답합니다.

에궁. 여자사람이 있어야지 뽀뽀를 하지. 그럼 조카는 삼촌하고 뽀뽀하면 삼촌하고 사귈래?”

 아니~”

?”

 

조카 아이는 웃음기 가득한 표정으로 대답합니다.

삼촌은 나이가 많아

 

네 번째 불안요소 나이가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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