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는 그렇게 합니다. 그래서 한 문장에 쉼표가 막 서너개씩 되면 글을 읽는 데 지장을 받아요.

제 기준에서는 전혀 쓸모없는 곳에 위치한 쉼표가 보일 때 마다 한박자씩 쉬고 나면 문장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어지더군요.

그래서 전 간단한 문장은 쉼표를 쓰지 않고, 그 외에는 웬만하면 1문장 1쉼표의 원칙을 적용시켜 가면서 글을 씁니다.

어쩌다 문장이 길어져서 쉼표가 여럿 들어가야겠으면 차라리 문장을 두개로 나눠버리는 쪽을 선택하고요.(물론 명사 나열은 제외입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쓸데없이 긴 문장이 있다고 칩시다.

이틀 전에 별 생각 없이 텐바이텐의 키덜트 카테고리에 들어갔더니 브라이스 인형이 30% 할인 중이었는데 그중 베리 비키라는 제품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돈도 없는 주제에 할인한 가격조차 13만원이 넘는 인형을 질러버리는 정신나간 짓을 하지 않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고 다행히 기간이 일요일까지라 주말동안만 마음 고생하고 지름신을 이겨냈다만 혹시나 이게 꿈에 나올 정도로 사태가 악화돼서 정가인 19만3천원을 주고 사버리는 만행을 저지르진 않을까 걱정이 된다.

 

문장이 상당히 길긴 하지만 제 기준에서는 쉼표가 아예 없어도 독해에는 별 지장이 없어요.

하지만 모양새도 이상하고 한 호흡에 읽기에는 지나치게 기니까 쉼표를 넣긴 넣어야겠으니

쉼표를 투척할 지점으로는 이야기의 결론이 나오는 부분이랄 수 있는 '노력을 기울였고'와 '다행히 기간이' 사이를 선택할 겁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쉼표를 몇개 더 넣는 사람도 있을 거고, 워낙에 긴 문장이라 그 정도는 오히려 읽기 편할 것도 같아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쉼표를 넣지 않아도 되는 곳에 그야말로 바이트 낭비로 쉼표를 추가하는 수준이 되면

전 내용이 아무리 재밌어도 글을 읽을 수가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뭐 아래와 같은 식으로요.

 

이틀 전에, 별 생각 없이 텐바이텐의 키덜트 카테고리에 들어갔더니, 브라이스 인형이 30% 할인 중이었는데, 그중 베리 비키라는 제품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돈도 없는 주제에, 할인한 가격조차 13만원이 넘는 인형을 질러버리는 정신나간 짓을 하지 않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고, 다행히 기간이 일요일까지라 주말동안만 마음 고생하고 지름신을 이겨냈다만, 혹시나 이게 꿈에 나올 정도로 사태가 악화돼서, 정가인 19만3천원을 주고 사버리는 만행을 저지르진 않을까, 걱정이 된다. 

 

위 문단은 제가 억지로 든 예라서 진짜 말도 안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도 거의 모든 부사와 접속형 어미 뒤에 쉼표를 넣는 경우를 가끔 봅니다.

참고로 제가 구두법에 대해서 거의 아는 바가 없고, 한국어는 영어처럼 쉼표 하나에 해석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라서

이건 규칙의 문제라기 보단 취향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입장이긴 합니다. 특히나 인터넷에서의 글쓰기라면요.

그런데 제 경우는 쉼표 많은 글이 극도로 취향에 안 맞아서 저렇게 써놓으면

쉼표 앞 단어가 자동으로 글씨체 굵게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아 가독성이 떨어지는 거고요 

 

혹시 저처럼 쉼표가 많이 등장하는 글을 읽을 때 독해력이 팍팍 저하되는 분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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