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29 23:28
저는 이범수의 팬도 안티도 아닙니다. 그런데 이범수 연기가 역할 불문 높은 평가를 받을만 한가에 대해서는 약간 의문이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자이언트>의 강모 역할에 이범수는 전혀 안어울렸다고 생각하거든요. 나오는 장면마다 어색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샐러리맨 초한지>에서는 훨씬 어울리는 역할을 맡았고 잘 소화해냈다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자이언트>가 용두사미 <대물>보다 더 나은 작품이었고 시청률도 높았음에도, 2010연기대상을 고현정에게 준 게 그렇게 잘못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고현정은 말도 안되는 대본의 <대물>이 끝까지 20%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게 만든 스타파워 그 자체였으니까요. (물론 그 수상소감은 살짝 멘붕이 왔던 거라고 생각합니다ㅋ) <자이언트>에서는 오히려 박상민 연기가 더 낫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이범수라는 배우를 인지하기 시작한게 <해가서쪽에서뜬다면>의 어벙한 차승원 비서역할, <태양은 없다>의 사채업자 역할이었고, 가장 인상깊었던 건 <하면 된다>의 '밤새 피X쌌슈~' 역할이었던 것 같네요. 소위 '쌈마이' 역할인 셈인데, 이런 역할에 다소 특화되어 있다는 생각을 늘 했어요. 깊은 인상을 남긴 <번지점프를 하다>, <오! 브라더스> 에서의 역할도 비슷한 맥락의 연기였죠?
그런데 계속되는 비슷한 역할에 질렸는지 가끔 선택하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의 완벽남 캐릭터 같은 경우 몰입하기가 많이 힘듭니다. <자이언트>에서의 역할도 유머라고는 없는 완벽남에 가까운 역할이라 그랬는지, 이범수가 눈물이 그렁그렁 진지한 표정만 지으면 손발이 오글오글... 저의 고정관념 때문인지, 다소 귀티와는 거리가 있는 외모때문인지 생각해봤는데 확실한 이유를 모르겠어요.
<슈퍼스타 감사용>이나 <온에어> 정도가 좀 중간에서 균형을 잡은 역할이라고 해야 할지..
이범수가 평소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자존심이 강하다고 알고 있어요.(<싱글즈>개봉당시 '우정출연'과 관련해 뒷말들이 좀 있었죠? )
본인도 자꾸 비슷한 코믹 캐릭터들만 들어오는게 괴로우려나요?
암튼..
(특정 연기를 잘하는 것만 해도 어디입니까만은..) 이범수 연기를 보면 생각이 좀 복잡합니다.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는 태도를 당연히 높이 평가해야하겠지만, 명백히 안어울리는 캐릭터가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안보면 그만이긴 합니다만ㅎ)
저랑 비슷한 생각 하신 분 안계신가요?
2012.05.2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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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30 15:42
한창 "웃기는 조역"으로 이범수가 주목받았던 당시,
'아, 재미있긴 한데 좀 질리는구나. 저렇게 가능성있는 배우가 소진되려나?'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이범수라는 배우가 주연 대접을 받기 원한다는 기사들을 보면서도 좀 무리가 아닌가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이범수의 선택이 맞았다고 봅니다.
오히려 그 "쌈마이" 역할들이 저는 불편했어요. 거꾸로 최근의 몇몇 완벽남 연기는 편하게 볼 수 있었구요.
자이언트의 역 같은 게 무리수라고 하지만, 그건 어느 대단한 배우가 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비슷한 경우를 억지로 예로 들어보자면 에덴의 동쪽에서 송승헌은 정말 끔찍할 정도로 불편했거든요.
그리고 "멋있는" 주연에만 집착한다면 아쉬웠겠지만, 최근들어
"비중은 주역"이면서 예전 조역 시절을 떠올리는 역할도 꾸준히 하고 있으니, 뭐 반가운 일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