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실 싸우는 건 아니고, 심심해서 노는 겁니다. 이 동영상은 오늘 오전에 찍은 따꾼따꾼한 거.

   죠구리가 심심했나봐요, 가만 있는 숯한테 와서 그루밍해 주는 시늉을 하다가 앙, 앙, 앙 물기 시작합니다. 그럼 한 판 땡기자;;는 신호죠.

둘의 주요 스킬은 머리채잡기와 뒷발차기입니다. 아래쪽으로 발라당, 눕는 쪽이 유리한데 오늘 숯은 그닥 장난칠 마음이 없었는지 건성건성,

심지어 중간중간 '아 걍 그만하고 이거나'라는 느낌으로 오빠 얼굴에 그루밍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죠구리는 쌩까고 아래 포지션을 차지,  

뒷발차기를 시전합니다. 그치만 그 찰짐은 숯 뒷발차기에 댈 것도 아니에요. 우리 숯 얼마나 찰지게 뒷발싸다구를 날리는지, 격한 날은 뒷발싸다구

차다가 응꼬도장도 찍혀서 한바탕 한 뒤 죠구리 정수리에서 응꼬냄새가...(이해가 되시건 안 되시건 그냥 넘어가요...ㅇㅇ...)

 

 

 

 

   어쨌든 평소에는 빠진 머리털;;;이 수북하도록 레슬링을 해 대는데, 숯 리액션이 뜨뜻미지근하자 흥미가 가셨는지 죠구리는 창가로 휙(쿨하다...).

말똥거리다 몸단장 조금 하고 도로 쭈그럼, 하는 숯. 평소에는 훨씬 길고 격해요. 언젠가 숯의 찰진 뒷발싸다구를 보여드릴 날이 오려나.

아무튼 얘들은 방금 전까지 죽일 듯이 으르렁거리며 투닥이다가도 순식간에 서로 그루밍해주곤 하는, 사랑하는 변태들...u_u

 

 

 

   정신없이 자다 전화와서 잠이 깼는데, 통화 마치고 나니 루이가 얼굴 옆에 있길래 걍 막 찍어댔죠. 인형같지 않습니까 우리 숯!!! 쬐끄매가지구!!!!!!!!!!!!!

마지막줄 사진 둘: 우리 둘이 찰칵찰칵 뭐 찍고 있으니까 슬금슬금 다가와서 커다란 응댕이를 뙇, 들이미는 아들과 꼬부장해진 숯의 표정이 뽀인뜨.

 

 

 

 어느날의 죠지루이 실루엣. 뭐...뭐지 이 동물원 st.....

 

 

 

   내일부터 2박 3일, 제주도에 감미다. 애인님은 현충일까지 있다 오자고 하지만 루이죠지를 나흘이나 지들끼리 두기는;;

뭐 동네형한테 열쇠 줘서 밥 주고 똥 치우고 물 갈아달라고 하긴 했지만요.

   우리 애들은 다 잊어버렸을 거고 그래서 저 혼자 쓸데없는 노파심이겠지만, 작년에 출근하러 나가 교통사고 나서 장장 7개월간

헤어져 있었던 게 생각나서, 왠지 오래 집 비우는 게 신경쓰이고 미안해요. 루이죠지는 사람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고양이들이라

하아아아ㅏㅏㅏ안참 나갔다가 들어오면 되게 찡찡거리고 투정부리고 섭섭하단 표시 다 내거든요. 차라리 새옴마님한테 열쇠를 줄 걸 그랬나

   참 나, 누가 보면 어디 한 달여 외국이라도 다녀오는 줄 알겠네욬ㅋㅋㅋ 팔불출 어멍.

 

 

 2. 어제 시네큐브로 홍상수 신작 '다른 나라에서'를 보러 갔어요. 재밌었어요. '당신 너무 예뻐요'를 굳이 영어 대사로도 치는

근성있는 남자 홍상수! 다만  '굳이 이자벨 위페르씩이나, 일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

   홍상수가 그려내는 인물들이나 그가 만들어내는 어떤 상황들은 지국히 '한국인'스럽거나 '한국적'이어서 공감을 자아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이입하지는 못해요. 거기서 느껴지는 기묘함이 있는데 이런 미묘한 간극을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그의 영화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영화를 보면서 궁금해졌습니다.

 

 

 

   영화 보는 중간에 친구한테 전화가 와서 끝나고 콜백을 했는데, 이 대화가 좀 가관이었죠.

 

뽈: 영화 봤어.

친구: 그래? 누구랑?

뽈: (잠시 생각)음. 친. 친구. 응.

친구: 친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친구 누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뽈: 아, 나도 친구 있다고!!!

친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니 친구 중에 내가 모르는 친구가 어딨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뽈: .......그래, 말하면 너도 누군지 알아. 그치만! 내가! 누구 만나는지 너한테 일일이 설명해야 해?!?!?!?!?!????

친구: ㅋㅋㅋㅋㅋ너 되겤ㅋㅋㅋㅋ 바람피우다 들킨 남친의 리액션이닼ㅋㅋㅋㅋㅋㅋ

뽈: ㅋㅋㅋㅋㅋ아닠ㅋㅋㅋ 나 심지어는 바람피우다 들켜도 이렇게 당황 안 하는 사람인뎈ㅋㅋㅋㅋㅋ 왜 이건 이렇게 땀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요, 전 인간관계가 몹시 투명한 사람입니다. 친구도 손가락으로 겨우 꼽을 정도고, 이들은 서로서로 다 알아요!

만난 적 없어도 말하면 누군지는 다 알아요! 워낙 얼마 안 되니까! 옛날옛적 싸이월드 시절에는 제 지인들끼리 무슨 커뮤니티

온 양 자기들끼리 댓글놀이하고! 밴드하던 때 제 공연 와서는 무슨 정모라도 온 마냥 서로서로 완전 반갑게 인사하고!

 

   심지어 어제도 전화 끊고 옆에 있던 분이 '누구예요?' '묻길래 'ㅇㅇ요'하니까 '아...............ㅋㅋㅋㅋㅋㅋㅋ'라며 알아들음ㅋㅋㅋㅋ

둘이 아아아아아아무 관계도 없고 만난 적도 없는데.

..........헐, 심지어는 그 '어제 옆에 있던 분'이 누군지 이 글에 설명해도 꽤 많은 듀게 분들이 알아들으시겠군요.

그래요, 저 ㅂ님 만났어요!! 우리 둘 다 친구 없어요!!ㅠㅠㅠㅠㅠㅠㅠ(어제 둘 다 조금 울었음) 

 

   어쨌든, 친구 없는 둘은 홍상수 영화를 봤으니 왠지 소주를 마셔야 할 것만 같아 순대국에 소주를 먹었다는 아름다운 마무리:)

(...어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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