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저는 신체 170cm의 비교적 단신인 남자고, 

굽 6cm 정도의 키높이 구두를 즐겨 신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구요,

여기에 대해 2가지의 고민이 있는데...



1.

키높이 구두를 신으면 정말 그렇게 이상해 보이는가?


남자 스타일 가이드북들을 보면 키높이 구두에 대해서는 절대 신지 말라는 말밖에 없습니다.

키높이 구두를 신은 걸 남들고 다 알고, 우스워 보이고, 어쨌든 구리다는 거죠.


근데 제가 스타일 공부를 하면서 얻은 또다른 결론은,

스타일북을 100% 믿지 말고 자신의 경험을 더 믿으라는 거였습니다.

(사실 이거 역시 스타일북들이 제시하는 결론이기도 하죠)


제가 키높이 구두를 신지 않다가 신기 시작했을 때

주변에서 보인 반응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왠지 늘씬해 보인다"


키높이를 신은 걸 안 다음에도 다음과 같은 반응들입니다.


"어쩐지 늘씬해 보이더라"


물론 이것은 듣는 이를 배려한 인사치레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가 주목한 지점은, 사람들의 반응이

"키가 커 보인다"가 아니라,

"늘씬해 보인다"라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키높이 구두를 신는 건 키가 커진다는 이유는 부차적이고

(키높이를 신어서 키가 커봐야 얼마나 커지겠습니까? 그래봤자 180도 안되는데) 

비율이 좋고 늘씬해 보이고 다리가 길어보이고 바디라인이 더 좋아보이는데 있게 되었습니다.

(네, 여자들이 하이힐을 신는 이유와 같습니다)


(어느 정도는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키높이를 신었을 때 제가 확인하고 있는 바도 그렇고

주변의 반응도 그렇습니다.


또 사람들이 제가 키높이를 신은 걸 알더라도 상관 없습니다.

남자들 키높이 신은 게 이상하면 그럼 여자들 하이힐 신는 건요?

또 키높이 신은 걸 알더라도 그 덕분에 바디라인이 늘씬해지는 것은 어디 가지 않거든요.

여자들이 하이힐 신은 걸 알아도 바디라인 늘씬해지는게 어디 가지 않는 것처럼요.



그런데 제 고민은,

스타일북들이 이런 효과들을 전부 다 무시하고, 완전히 단정적으로 키높이 구두를 배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니 그럼 여자들이 하이힐을 신는 건요?


게다가 19세기 이전에 하이힐은 원래 남자의 신발이었는데???

(제가 가장 이상하게 생각하는 점이 이 지점입니다.

제가 스타일북을 좀 보다보니 이제 복식사에도 관심이 생기시 시작했는데,

키높이를 무조건 배격하는 스타일북들이 과연 복식사적 지식에 기반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그래서 정말 궁금합니다.

키높이 구두의 이상함이란 것은

제가 말씀드린 저 효과를 전부 배격할만큼 이상한 건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키높이 구두로는 예쁘고 멋진 구두를 살 수 없다!


키 큰 여자분들이 플랫 구두를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고민과 같은 고민입니다.


키높이 구두에 대한 수요가 상당해서

구두 전문 브랜드에서 키높이 구두만 따로 상당히 나오고 있는 상황임에도

키높이 구두들은 디자인이 정말로 구린 것들밖에 없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브라운 스트레이트 팁, 브라운 윙팁 이런 것도 안 나오고

별 거지 같은 디자인들만 잔뜩 있다니깐요.

정말 이상합니다. 금강, 소다, 탠디, 어딜 돌아다녀도 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에는 오히려 기본 디자인을 갖춰서 나오는 인터넷의 출신을 알 수 없는(?) 키높이를 신었다가

이제 정말 좋은 구두를 신어보고 싶어서 

금강 헤리티지 리갈 5000번대를 사보려고 했더니

기본적으로 굽이 매우 낮고 (2cm), 그걸 따로 주문제작해서 최대한 높여도 4.5cm로 밖에 안된다는군요.

물론 거기에 깔창을 넣어서 6cm를 만들 수 있기는 하지만,

비싼 구두를 신는 이유가 착화감 때문인데 그렇게 하면 착화감이 엉망이 되어서 비싼 구두를 사는 이유가 전혀 없어집니다 -_-


저와 같은 고민을 해보신 분이 있으신가요?

혹은, 디자인도 좀 괜찮은 구두이면서 키높이가 제대로 나오는 구두를 알고 계신 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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