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양반들은 어떻게 보면 지금 기준으로는 참 재미있는 집단입니다.

이 사람들은


1. 성리학자 - 우주 삼라만상까지 다루는 철학에 정통합니다.

2. 정치가, 공무원 - 관직에 나아가 입신양명을 합니다. 정치가의 영역과 관료의 영역을 동시에 가졌습니다.

3. 사학자 - 고전을 많이 읽고 새로이 주석을 달기도 합니다.

4. 시인, 문학가 - 공자 시절과 다르게 노래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할배들 시조창 많이 하시는 거 보면...)


이걸 한꺼번에 하는 게 일상적이었단 말이죠.(......)


현대의 우리들이 갖고 있는 서양식 기준이라면, 정치인의 직업은 대개 정당인이고

좀 재능있는 사람들이 뭐 책을 낸다던가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거의 대부분 1개의 직업 + 취미의 영역 여러 개. 그 중에서 잘하는 것. 이런 형태입니다.


그런데 중국이나 한국의 지배층들은 써내는 책이 뭐냐에 따라서 직업군이 왔다갔다합니다(.....)


정약용 선생 얘기 하기 전에 이 얘길 왜 하냐면.

다산 선생 또한 이런 먼치킨스러움이 좀 드러나는 사람인지라(.....)


실학의 대표자로 알려져 있는 다산 선생입니다만

실제로는 여러 방면의 학문에 뛰어나서,

주역이나 성리학에도 통달한 인물이었다고 하죠.

(뭐 그래서 살아생전의  정조에게 이쁨을 받았겠습니다마는.)


다산 선생이 아들 정학유(였나 다른 아들이었나 가물가물한데)에게 한 얘기 중에,

이런 게 있습니다.

"주역을 공부하되 혹세무민하는 용도로 써서는 안 되느니라.

토정(이지함) 선생이 주역의 대가였지만 토정비결을 써 남긴 건 참 애석한 일이다."


.... 그런데 정작, 다산 선생 자체는 노스트라다무스급 예언을 몇 개 했죠.


- 내가 죽고 나서 마재(마현..지금의 능내) 뒤에 철차(鐵車)가 휘어감을 것이다.

- 월출산은 영기가 강한 산이라 100년 뒤에는 월출산 북쪽에서 대단한 거부가 나올 것이고,

  200년 뒤에는 월출산 서쪽에서 나라를 다스릴 큰 인물이 나올 것이다.


능내에 있는 다산 정약용 선생 묘소 뒤에는 옛 중앙선 철로가 휘어 돌아가고 있고,

강진 다산초당에서 정확하게 서쪽으로 주욱 선을 그어보면 어떤 섬을 지나갑니다.

그 섬 이름이 하의도죠. (......)


뭐 다산 선생이 월출산을 자주 오르내린 건 우이도에 귀양간 형님(정약전) 그리워서 그랬다고는 합니다만.


여튼 뭐.

정약용 선생은 스스로 참 영험할 정도로 주역에 도통한 사람이긴 했는데 그 쓰임새가 바르지 못함을 늘 경계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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